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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 새는 부산시립미술관…작품 부풀어 올라 일부 폐쇄

최근 폭우로 건물 곳곳 누수 현상

  • 국제신문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0-08-17 20:18:35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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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습기 돌려도 최대 습도 81%
- 축축한 수장고는 작품 보관 비상
- “땜질 보수 말고 대대적 증개축을”

부산시립미술관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빗물 누수가 발생해 소장품과 전시 작품 훼손이 우려된다. 원인을 규명해 보수공사를 진행하는 한편 대대적인 증개축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오후 부산시립미술관 3층 전시실에서 한 직원이 물을 받을 양동이를 들고 지나가고 있다. 미술관에는 최근 연이은 폭우가 내린 뒤 원인을 알 수 없는 빗물 누수 사고가 생겼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17일 부산 해운대구 부산시립미술관 로비와 전시장 일대는 습기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눅눅하고 축축했다. 온도는 25도 정도였지만 팔뚝에는 땀인지 습기인지 모를 물기가 묻어났다.

작품도 물기를 가득 머금었다. 3층 전시실 이수 작가의 회화 ‘대화’와 ‘대화B’는 습기로 부풀어 올랐다. 변형이 의심스러운 작품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전시실마다 가정용 제습기를 돌려가며 습도를 낮춰보려 하지만 숫자는 78~81%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는 공공 미술관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미술관 전시실은 작품 보존을 위해 50% 안팎의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작품이 뒤틀어지거나 부식하는가 하면 곰팡이가 생겨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미술관이 자체적인 온도·습도 기준을 마련한 이유다.

부산시립미술관의 전시실 습도 관리 기준은 47~60%고, 부산현대미술관은 50~60%다. 문제는 22년 전 개관한 시립미술관에는 자동으로 습도를 조절하는 설비가 갖춰지지 않아 장마철이면 이런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는 점이다. 올해처럼 비가 내린 뒤에도 며칠째 높은 습도가 이어지는 경우는 처음이다. 미술관 관계자들은 최근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면서 건물 곳곳에 대량의 빗물이 스며들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3층 야외 조각 테라스에 균열을 확인해 방수처리를 했지만 이른바 ‘땜질처방’으로 빗물이 흘러 들어간 장소나 규모는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3층의 한 전시실 입구에는 ‘이 공간은 누수로 인해 보수공사 중으로 폐쇄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전시실 안에 들어가자 천장에서 물이 뚝뚝 흘렀고 이를 커다란 양동이로 받아내고 있었다. 또 다른 전시실은 폐쇄되지 않았지만, 빗물이 스며들어 목재 바닥이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한 관계자는 “올 것이 왔다”며 “미술관 개관 후 예산이 부족해 시설을 제대로 보수하지 못하고 땜질로 버티다 사고가 터졌다”고 지적했다.

소장품을 보존하는 지하 수장고도 눅눅하고 축축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수장고로 내려가는 계단 벽면 페인트는 습도로 부풀어올라 떨어질 듯 보였다. 소장품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도 의문인 상황이다.

부산시립미술관 기혜경 관장은 “습도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건물 노후화가 한계 상황에 온 것 같다. 전시를 하고 소장품을 관리하려면 대대적인 증개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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