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 이집트 배경 로맨스 선봬

뮤지컬 ‘아이다’가 부산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버전의 마지막 공연을 한다. 드림씨어터 개관 1주년 기념작으로 다음 달 20일부터 4월 19일까지 펼쳐지는 부산 공연은 판권을 가진 미국 디즈니 씨어트리컬 프로덕션이 전 세계에 작품을 올리지 못하게 하면서 사실상 20년 만에 그랜드 피날레를 맞게 된다.

다음 달 20일부터 부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아이다’의 배우 윤공주가 열연하고 있다. 드림씨어터 제공

‘아이다’는 포로로 잡혀온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 그의 약혼녀인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 공주의 러브스토리다. 2000년 미국 브로드웨이 초연에서 팝의 거장 엘튼 존과 뮤지컬 음악의 전설인 팀 라이스가 함께 작업해 그해 토니상 음악상, 그래미상 베스트앨범상을 휩쓸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한국인의 정서에도 잘 맞아 2005년부터 올해까지 5번째 시즌을 통해 누적관객 85만 명이 봤다. ‘아이다’는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지난해 11월 13일부터 공연해 객석 점유율 94.5%로 13만 8000여 명(1월 30일 기준)이 관람했다. 지난달 30일 부산 예매 티켓을 오픈해 순항 중이다. 부산 공연에는 윤공주 전나영 김우형 최재림 정선아 아이비 등 31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아름다운 선율과 컬러풀한 색채감이 넘쳐나는 뮤지컬 ‘아이다’는 배우들의 힘이 도드라진다. 노래 연기 안무로 수천 년 전 이집트에서 있었던 로맨스를 울림 있게 재현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만난 배우 윤공주와 아이비는 “‘아이다’는 지방 공연을 한 적이 없다. 부산에서 공연한다고 해 기대되고 설렌다”면서도 “영영 볼 수 없는 마지막 무대에 선다고 하니 너무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두 배우는 ‘아이다’에서 각기 아이다(윤공주)와 암네리스(아이비)를 연기했다. 이들은 2016년 4번째 시즌에 이어 이번에도 다시 출연해 더욱 진한 감동의 무대를 기대하게 한다.

지난달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만난 윤공주와 아이비(오른쪽). 드림씨어터 제공

아이비는 “예전 시즌에는 노래와 대사 외우기에 급급했다면 이젠 극 전체를 보며 절제하는 연기를 하려 했다”고 이전과 달라진 점을 강조했다. 그녀가 연기한 암네리스는 멋 부리기만 좋아하는 철없는 공주에서 한 나라의 파라오로 성장하며 극을 이끈다. 윤공주도 마지막 시즌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그녀는 ‘신들은 누비아를 사랑해(The Gods Love Nubia)’의 무대에서는 누비아의 공주로서 이집트에 노예로 온 백성들의 시름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강한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보였다. 윤공주는 “‘일레보레이트 라이브스’에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당신만이 나의 빛이라고 표현했다”며 “이 노래를 부르며 눈물이 나는 상황에서도 절제를 해야 했다. 그것이 관객에게 더욱 내밀한 감정을 전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고 연기소감을 전했다.

마지막 무대를 준비하며 윤공주는 “부산에서 꼭 봐야 한다. 배우들과 스태프의 열정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기에 또 다른 에너지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했고, 아이비는 “매회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고 싶다”며 부산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아이다’는 800벌의 의상과 900개의 고정 조명이 필요한 대형 뮤지컬이다. 음악과 배우, 무대를 섬세하고 즉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90개의 무빙라이트 조명기도 필요하다. 무대 세트 등에만 한 달이 걸릴 정도다.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는 나일강, 누비아 백성들이 갇혀 있는 감옥 등에서 화려한 군무, 줄을 잇는 명곡, 시대를 초월한 가슴 시린 러브스토리로 관객들을 유혹할 예정이다. 김정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