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근 화백 ‘앉아있는 여인’
- 천경자 화백 ‘볼티모어에서…’
- 이중섭 ‘가족’ 등 총 75점 출품
- 응찰 관계 없이 무료관람 가능

부산에서 열리는 서울옥션 경매에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박수근(1914~65)과 천경자(1924~2015) 화백의 여인을 소재로 한 작품이 나란히 출품돼 눈길을 끈다.

‘2019 서울옥션 부산 세일’에 출품되는 박수근의 ‘앉아있는 여인’(왼쪽), 천경자의 ‘볼티모어에서 온 여인 3’. 서울옥션 제공

서울옥션은 오는 30일 부산 해운대 더베이 101에서 ‘2019 서울옥션 부산 세일(Busan Sale)’을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회사가 부산에서 미술품 경매를 여는 것은 2017년 첫 경매 이후 올해로 세 번째. 지난해 경매에서 이중섭의 ‘싸우는 소’ 등 근현대·고미술품 97점(약 50억 원 규모)이 출품돼 경기 불황 속에서 낙찰률 86.3%(약 53억 원)의 성과를 거뒀다. 서울옥션은 “매년 부산 지역에서 경매를 열고 있는데 프리뷰 전시장을 찾는 부산 시민이 증가하고 있으며 높은 경매 낙찰률을 보인다”며 “특히 작년에는 이중섭, 고려 청자 등 희소성이 높은 작품이 열띤 경합을 벌여 안목 있는 컬렉터가 많은 미술 애호 도시로서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경매에서 국내외 근현대 유명 작가의 작품과 고미술품 등 모두 75점(낮은 추정가 약 70억 원)이 선보일 예정이다. 출품작 중 박수근 화백의 1963년 작 ‘앉아있는 여인’(추정가 별도 문의)에 관심이 쏠린다. 여인의 옆 모습을 화폭 가득 담아낸 10호(52.8×45.2㎝) 크기 작품이다. 안정감 있는 자세와 군더더기 없이 절제되고 단순화시킨 선으로 박 화백 작품의 완벽한 전형을 보여준다. 천경자 화백의 1993년작 ‘볼티모어에서 온 여인 3’(추정가 4억5000만~7억 원)은 창밖의 풍경과 여인, 벽에 기대어진 액자 속 작품과 어두운 색감의 소파를 묘사한 작품이다. 여인이 쓰고 있는 깃털 달린 패시네이터(화려한 장식의 모자)와 꽃무늬 푸른 원피스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작가는 이국의 여인에게서 작가 자신과 동일한 감성을 발견하고 그들을 초월적인 여인상으로 그려냈다.

동서양 거장의 색채를 만날 수 있는 작품도 출품된다. 색면 추상의 대가 유영국 작가의 1973년 작 ‘Work’(4억5000만~8억 원)는 색면을 따라 자연스레 산의 음영이 구분되는 것이 특징으로 부채꼴과 삼각형, 원, 대각선이 첩첩이 쌓인 산과 계곡을 표현했다. 러시아 출신 마르크 샤갈의 ‘사울 앞에서 하프를 연주하는 다윗’(3억~5억 원)은 황금빛의 강렬한 색채로 소리의 세계를 시각화했다. 독창적 추상회화를 완성한 현대미술의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그린-블루-레드’(7억5000만~9억5000만 원)도 만날 수 있다.

또 부산이 낳은 화가의 작품을 한 곳에 모아 선보인다. 피난 시절 부산에 머물며 은지화를 그린 이중섭의 ‘가족’, 안창홍의 ‘욕망’, 오윤의 ‘무제’ 등이 출품될 예정이다. 고미술품도 다양하게 선보인다. 경매에 앞서 26일부터 프리뷰 전시가 더베이 101에서 진행된다. 경매 응찰과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관람할 수 있다. 02-395-0330

정홍주 기자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