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으로 많은 것을 얻었지만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는 참을 수 없는 부자가 있었다. 그는 멀리 떨어진, 가난한 사람들의 마을로 굴뚝을 옮긴다. 굴뚝은 사람들의 형편을 나아지게 했고 부자에게 큰 부를 가져다주었다. 모두가 “굴뚝 최고!”를 외쳤다. 그러나 곧 문제가 발생한다. 검은 연기는 숲을 사막으로 만들어 물을 말라버리게 했으며, 빙산을 녹여 해수면을 높였다. 부자가 자신은 안전한 곳에 있다며 안심한 것도 잠시, 검은 연기는 어느새 부자의 집마저 덮친다. 그 시각, 마을 사람들은 용감한 결단을 내린다. 굴뚝에 의존하는 생활을 멈추기로 한 것이다. 함께 집을 짓고 농작물을 돌봤으며 옷과 물건을 스스로 만들었다. 돈에 눈이 멀어 굴뚝을 다시 가동해 달라며 마을을 찾아온 부자는 이들의 삶을 마주하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동화 ‘굴뚝 이야기’는 더는 미룰 수 없는 환경 오염에 관한 이야기다. 환경 문제의 심각성과 함께 이를 극복할 방법을 제시한다. 적게 쓰고 적게 소유하면서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선택한 생태 공동체 마을이 해결책이다. 모두가 고칠 수 없다고 여기는 문제를 헤쳐나가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아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동화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아기자기한 그림이다. 상상력과 감성이 돋보이는 그림이 책의 무거운 주제를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전달한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편안한 색채의 동양화풍 그림체가 환경 오염의 심각성도 더욱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작가 리우쉬공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 일러스트레이터 부문에 입선하기도 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