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놀러와’ 방송화면 캡처

31일 한국성우협회는 성우 박일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고 알렸다. 그는 향년 69세로 특별한 지병은 없었으며 주무시다가 조용히 별세하셨다고 전해졌다.

박일은 1967년 TBC 3기 공채 성우로 데뷔해 1970년부터는 MBC 성우극회 소속 4기로 활동했다.

그는 외화 더빙의 대명사라 말해도 무방할 정도로 여러 작품의 더빙 활동을 맡았다. 특히 중후한 목소리와 빼어난 연기력을 바탕으로 외화 속 남자 주인공들의 목소리 연기를 주로 맡았다.

박일은 미국 드라마 ‘CSI’의 ‘그리섬 반장’과 ‘007’시리즈의 제임스 본드를 연기해 큰 사랑을 받았다. 또 그는 최근 개봉한 영화 ‘토이스토리’의 전 시리즈에서 캐릭터 버즈의 목소리를 맡았다. 지난 6월에 개봉한 영화 ‘토이스토리4’는 고인의 유작으로 남게됐다.

뿐만 아니라 박일은 ‘스타크래프트’ 등 여러 게임과 라디오 드라마, 광고 등 다방면에서도 활약했으며 성우 교육 아카데미를 설립해 동료들과 함께 후배 양성에 기여하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누리꾼들의 애도가 이틀동안 이어지고 있다. 그의 지인 영화배우 한지일은 자신의 SNS을 통해 “친구 성우 박일 비보를 뉴스를 통해 들었다. 또 한 명의 친구를 잃었다. 영화도 사랑했던 친구로, 최고의 성우로 인기 절정이었던 시절 내가 제작한 ‘추억의 이름으로’에 거리낌 없이 출연해줬던 생각이 떠오른다. 편히 쉬게나”라고 애도의 말을 건넸다.

고인은 세상을 떠났지만 남아있는 그의 목소리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일 오전 8시 15분이다.

홍수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