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3대 집창촌으로 불렸던 대구 자갈마당과 서울 청량리 588 재개발을 둘러싼 의혹들을 집중 조명했다.

대구 한복판에 자리한 집창촌, 이른바 ‘자갈마당’이라 불리는 이곳이 지난 6월 4일 110년 만에 철거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사진=MBC)

철거가 시작되자 그동안 불법 영업을 한다는 이유로 참아왔던 종사자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피해를 호소한 이들은 오랜 기간 금품 갈취, 폭행, 인권 유린 등을 당했을 뿐 아니라 강압에 의해 매달 수십만 원씩 상납 당했다고 주장한다.

수년간 조직폭력배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과 조폭이 서로 유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경찰이 조폭과 선후배 사이로 지내며 각종 비리를 덮어왔다는 것.

경찰 비리를 고발한 진정서에는 경찰 10명에 대한 개별 비리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적혀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업소를 운영했던 관계자들은 조폭이 업주들에게 돈을 걷어 경찰에게 상납하는 구조였다고 증언했다. 주로 경찰의 날이나 휴가철, 명절 등에 돈 봉투를 건네는 대신 단속 정보를 받았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며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서울 대표 집창촌 ‘청량리 588’ 역시 철거중이다. 철거중인 건물 옥상에 올라 6개월 째 농성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다. 세 명의 세입자들이 옥상에 올라 쇠사슬을 목에 감으며 투쟁에 나섰다.

세입자들이 옥상에 오른 것은 20년 넘게 이 일대를 장악했던 조직폭력배 두목 때문이다. 그는 수년간 업주들에게 갈취와 폭행을 행한 것도 모자라, 재개발이 추진되자 건설 회사를 세우고 각종 이권을 취득했다. 270여 억으로 책정된 보상금은 공중분해 됐고, 조직 폭력배들은 각종 리베이트를 챙겼다. 주민들은 그가 오랫동안 건재할 수 있었던 것은 경찰의 비호가 있었기 때문이라 주장한다. 오랜 포주 생활을 하며 검·경, 공무원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인맥을 형성한 것을 바탕으로 밀접한 유착 관계를 맺어왔다는 것.

결국 용역업체에 돈을 받은 정황이 밝혀지며 법정에 섰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대폭 감형을 받은 청량리 황제 김 씨. 그와 끈끈한 유착 의혹으로 징계를 받았던 경찰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전국에 남아 있는 집창촌은 20여 곳이다. 이 곳에는 개발과 철거 문제를 둘러싸고 크고 작은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집창촌에서 벌어지는 비리와 의혹을 추적했다. 이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