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성 강화 … 연극·무용 확대
- 오페라 ‘리골레토’ 자체 제작
- 레퍼토리 발굴하고 스타 육성

- 극단 학전 뮤지컬 ‘지하철 1호선’
- 지휘자 장한나, 임동혁과 협연
- ‘빈 필하모닉 앙상블’도 눈길
- 키즈 등 패키지 최고 50% 할인

부산문화회관이 다음 달부터 내년 3월까지 펼쳐질 ‘2019-20시즌 공연’ 라인업을 공개했다. 문화회관은 지난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획공연 47편, 부산시립예술단 공연 19편 등 총 66편의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장한나, 강수진 등 국내외 정상급 예술가가 이끄는 공연뿐 아니라 지역 예술가와 함께하는 첫 자체 제작 프로젝트도 선보인다. 문화회관이 연간 공연 계획을 미리 발표해 연중 언제나 티켓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시즌공연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11월 노르웨이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부산을 찾는 장한나의 지휘 모습. 오른쪽 사진은 뮤지컬 ‘지하철 1호선’ 공연 모습. ⓒ LUCIANO ROMANO·문화회관 제공

■‘부산’ 강화, 장르 간 균형

이번에 공개된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문화회관이 단순히 공연장을 제공하는 ‘대관(貸館)’ 기관에서 벗어나 지역 문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자임하는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할 수 있다.

2019-20시즌의 키워드는 ‘부산’, ‘균형’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역 예술가의 참여, ‘부산’을 주제로 한 공연 등으로 지역성을 강화한 대목이다. 문화회관은 시립극단 김지용 예술감독이 연출하는 ‘율리우스 카이사르’(9월 19~22일), 지역 성악가가 출연하는 오페라 ‘리골레토’(10월 11~13일)를 재단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자체 제작한다. 우수 레퍼토리를 발굴하고 지역 예술가를 스타로 육성한다는 취지다. 오는 12월에는 지역 예술가에게 활동의 장을 열어주는 ‘부산 신진예술인 페스티벌-넥스트 제너레이션 부산’을 개최한다. 국악관현악단과 합창단의 수석지휘자, 무용단의 안무가를 선정하기 위해 후보자가 객원으로 경연을 펼치는 무대의 주제도 ‘부산’으로 정했다.

‘균형’을 모색한 것도 주요한 변화다. 음악 일색이던 프로그램에 장르별 균형을 맞추려고 연극, 무용 공연을 확대한다. 프랑스 최고 안무가 앙쥴렝 프렐조카쥬의 모던발레 ‘프레스코화’(11월 6일), 영국 국립극장의 공연 실황을 녹화해 상영하는 ‘NT 라이브’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시즌 라인업 공개에는 시립예술단의 공연도 포함돼 있다. 그동안 문화회관 기획 공연과 별도로 운영됐던 시립예술단 공연을 통합운영해 일체감을 높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의미의 ‘균형’이다.

■장한나 지휘,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정상급 예술가의 수준 높은 공연도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첫 스타트는 소극장 뮤지컬의 전설로 꼽히는 극단 학전의 ‘지하철 1호선’(9월 7일)이 끊는다. 독일의 ‘Line 1’을 한국적으로 각색한 이 작품은 실직 가장, 가출 소녀, 잡상인 등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IMF 외환위기 시절 한국 사회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표현한다. NT 라이브로 ‘프랑켄슈타인’(10월 6일)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1월 10일) ‘헤다 가블러’(내년 2월 15일)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내년 2월 29일) 등 영국 국립극장의 명작을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다.

첼리스트 겸 지휘자 장한나가 처음으로 해외 오케스트라와 내한 공연(11월 14일)을 한다. 노르웨이 대표 악단인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협연을 펼친다. 발레리나 강수진이 예술감독으로 있는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12월 6~7일), 내한 공연 5회 연속 매진을 기록한 ‘빈 필하모닉 멤버 앙상블 신년음악회’(내년 1월 10일)도 주목된다. 세계무대 데뷔 30주년 기념 ‘백혜선 독주회’(12월 3일)는 부산 음악계 대표 기획자로 지난해 타계한 부산아트매니지먼트 이명아 대표를 추모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패키지로 사면 최대 50% 할인

시즌공연제는 지난해 12월 취임한 문화회관 이용관 대표가 추진해 지난 2월 예비 시즌을 시작했다. 이번이 본격적으로 운영되는 첫 시즌이다. 이용관 대표는 “유료 객석 점유율 증가, 관객 만족도 조사 결과 등이 시즌제 도입의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가 될 것이다. 일단 처음에는 장르 균형화, 지역예술가 고려로 이전보다 유료 객석 점유율이 낮아질 수 있지만 시즌을 거듭하면서 극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화회관은 관객이 원하는 공연을 묶어 저렴한 가격으로 볼 수 있는 패키지 할인 예매제도 시행한다. 자유 패키지를 비롯해 주요 공연, 키즈, 장르 등 다양한 구성으로 20~50% 할인된다. 패키지 티켓은 전화로만 예매된다. (051)607-6000

박지현 김민정 기자

◇ 부산문화회관 2019-20 주요 프로그램 장르 공연 날짜 연극 지하철 1호선 9월 7일 율리우스 카이사르 9월 19~22일 NT라이브  ‘프랑켄슈타인’ 등 10월 6일, 11월 10일, 2020년 2월 15·29일 무용 프레스코화 11월 6일 호두까기인형 12월 6~7일 클래식 음악 장한나&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 11월 14일 백혜선 독주회 12월 3일 빈 필하모닉 멤버  앙상블 신년음악회 2020년 1월 10일 오페라 부산 오페라 위크 9월 30일~ 10월 13일 페스티벌 부산문화회관  챔버페스티벌 8월 14~30일 부산 신진예술인  페스티벌 12월 26~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