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예술 역사 사상 등에 관해 차분하고 부드러운 어조로 안내하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교양서다. 중국의 제도·물질·정신 문화에 관해 술술 풀어내되 각 꼭지를 반드시 인물과 연관 지어 서술했다. 그렇게 ‘인물로 보는 중국 문화 28강’을 완성했다.

각 꼭지에는 해당 주제를 잘 표현한 중국의 책 한 대목씩을 짧게나마 실었다. 독자가 원전의 무게를 느껴보도록 하자는 취지다. 목차를 잠깐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속 맛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제1강으로 다룬 ‘인간에 관해 묻다-공자와 인문주의’(홍윤기)에서는 “욕망과 질투, 공자의 인간적 한계”에 관해 언급한다. 그 시대와 연관성 속에서 총체적으로 공자의 삶과 사상을 들여다볼 때 중국 문화의 속살을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필자는 권한다.

‘말로 진리에 가닿기는 어렵다-노자 장자와 도가 사상’ ‘내 삶과 죽음의 의미는 오로지 복수-오자서와 복수’ ‘중국 고대의 신비한 잡학사전-장화와 박물학’ ‘황제가 사랑했던 것들-당 현종과 음악’ ‘삶에서 패하고 시로써 이기다-두보와 현실주의’ ‘자연을 어떻게 볼 것인가-곽희와 산수화’ 등 많은 꼭지가 구미를 당긴다. 그렇게 책은 ‘현대 중국의 탄생-쑨원과 신해혁명’ ‘문학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루쉰과 청년정신’까지 가닿는다.

중국의 문화사란 것이 워낙 방대하고, 해석하는 시선과 내용도 편차가 크다 보니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책은 인물을 중심으로 중국 문화의 면면을 개성 있게 전달해 독자에게 도움을 준다.

조봉권 문화전문기자 bgjo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