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을 깨고 나온 아기 개미 앤티가 그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울자 언니 개미들은 “커서 뭐가 되려고 이러지?”라고 수군거린다. 앤티가 여왕님에게 질문을 쏟아낼 때는 “시끄러운 녀석 좀 어떻게 해봐”라는 불호령이, 혼자서 풍뎅이를 들어 올리려고 애쓸 때는 “혼자 설치는 녀석 좀 어떻게 해봐”라는 불평이 들려온다.
자신감을 잃은 앤티는 “난 왜 뭘 해도 안 될까?”라며 자괴감에 빠지고 만다. 앤티가 떨궜던 고개를 드는 순간 저 멀리 새카만 개미 떼가 보였다. 이웃 나라 개미들이 쳐들어온 것이다. 앤티는 목청껏 소리를 질러 위험을 알렸고 앞장서서 용감하게 싸웠다. 그 모습에 모두가 감탄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얼마 뒤 앤티에게 멋진 일이 일어났다. 근사한 날개가 돋아난 것이다. 그 누구도 앤티가 여왕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지만 앤티는 누구보다도 멋진 여왕이 되어 하늘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앤티야 커서 뭐가 될래?’는 넘치는 의욕과 달리 매번 사고를 치고 꾸중을 듣던 개미 앤티가 좌절을 극복하고 훌륭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담은 동화다. 아이들은 앤티를 통해 포기하고 싶을 때가 찾아와도 자신의 진가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면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진정으로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사람은 부모님도 친구도 아닌 나 자신이라는, 자신을 긍정하는 힘의 가치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다.

동화는 어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커서 뭐가 될래?’라는 질문을 가장한 꾸중을 종종 듣고 자라온 세대의 어른들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괜한 걱정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앤티처럼 어른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장점을 잔뜩 가지고 있을 테니 말이다. 실제로 늦잠 자고 싶은 것도, 숙제를 미루고 싶은 것도 이겨내면서 매일 작은 승리를 쟁취해 나가는 영웅들이 아닌가. 동화와 함께 아이들의 내일을 응원하자.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