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주 남해서 달려와 7명 지도
- 무형문화재 보유자와 협회 결성
- 예술관 통해 소통·교류 활동도

“수행을 통해 우러나오는 청정심은 너무나 빠른 속도로 변해 혼탁해지기 쉬운 우리 사회에 향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입니다.”

선화(禪畵) 기능 보유자 성각 스님. 지난 4월부터 부산전통예술관에서 전수 장학생을 가르치면서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정진하고 대중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성효 전문기자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19호 선화(禪畵) 기능 보유자 성각 스님(경남 남해 망운사 주지)이 지난 4월 18일 개관한 부산전통예술관(부산 수영구)에서 전승 활동에 힘쓰고 있다. 매주 남해에서 먼 길을 달려와 7명의 전수 장학생을 가르치는 성각 스님은 “문화 예술 진흥을 꾀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돼 감사한 마음이다. 시민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장학생들과 함께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정진하고 대중과 소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성각 스님은 전수 교육의 경우 그리는 이가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기초적인 지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작품 안에 담긴 의미를 한 단계 끌어 올려줄 수 있는 가르침이 필요하다. 선화는 깨달음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만유의 그릇이라 할 수 있는 우주를 원으로 표현할 때 참된 자아를 어떻게 담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부산전통예술관은 부산에 있는 기능 분야 국가·부산시 무형문화재의 보존과 전승, 전통예술 활성화를 위해 지상 3층 규모로 건설됐다. 1층에는 상설 전시실이 마련돼 있어 자수장, 주성장, 사기장, 불화장, 화혜장, 선화, 목조각장, 하단돛배조선장, 동장각장, 지연장, 전각장 등 11개(국가1, 부산10) 기능 분야 보유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2·3층은 보유자들의 전승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현재 사기장, 주성장, 불화장, 하단돛배조선장을 제외한 6개 분야 보유자가 입주해 있다.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모여 있다 보니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도 수월하다. 성각 스님은 “무형문화재 보유자 10명이 지난 4월 ㈔부산무형문화재 전승기예보존협회를 결성했다”며 “함께 발전하며 부산 전통예술계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각오의 표현”이라고 알렸다.

성각 스님은 경남 김해 동림사에서 선화를 익힌 후 30여 년간 불교 수행의 면면을 대중에게 알리는 작업을 해왔다. 선화승으로서 법맥과 전승 계보가 뚜렷하고, 선화 제작 과정에 참선과 수행이 투영되어 작품의 완성도가 높다는 점을 인정받아 최초의 선화 분야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