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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고초려’ 끝 귀향…“동래야류 등 활용 부산표 브랜드 음악 만들 것”

부산국악단 김정수 감독

  • 국제신문
  •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  |  입력 : 2019-06-10 19:08:12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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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4년 창단 때부터 제의받아
- 예술감독 체제로 바뀌며 수락
- 60여 년만에 고향서 다시 안착

- “옛것 모르면 새로움 창작 못해”
- 단원들에 전통음악 연마 주문
- 내달 제자들 자청 취임 축하공연

60년 만에 돌아왔다. 무려 ‘7고초려’ 끝이다. 부산 출신 전통음악 원로로 지난달부터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을 이끄는 김정수(72) 신임 예술감독을 최근 문화회관에서 만났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김정수 예술감독이 부산을 대표하는 전통음악 작품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7번째 요청에 감독직 수락

김 감독은 1984년 창단 당시부터 부산시립국악단을 이끌어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35년이 흐른 올해 7번째 요청을 받고서야 수락했다. 김 감독은 “그동안 서울에서 활발히 활동하면서 겸직을 하기엔 거리가 멀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수석 지휘자 체제라는 점도 고심한 이유였다. 마침 올해 예술감독 체제로 바뀌면서 평생 전통음악에서 쌓아온 경험과 작은 지혜를 바탕으로 고향의 문화예술과 국악단의 발전에 헌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립국악단이 창단한 지 40년 가까이 돼 가지만 부산을 상징하는 악단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전 세계에 부산을 상징하는 음악적 정체성, 부산을 대표하는 브랜드 작품을 보여줄 계획”이라며 “지역의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수영청놀이, 동래야류 등 각종 문화재를 활용해 부산만의 문화적 특징을 담은 총체적 예술작품을 만들 것이다”고 밝혔다.

단원의 근본적 기량을 향상시켜 부산국악관현악단을 세계적인 악단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행사 음악만 연주하던 연습실 풍경부터 바뀌었다. 김 감독은 부임 첫날부터 단원들이 전통음악 연주로 연습을 시작하도록 지시했다. 그는 “제대로 된 옛것을 모르면 새로움을 만들어낼 수 없다. 본질을 완벽하게 알아야 새로운 창작이 가능하다”면서 “운동선수가 기초체력을 단련해야 홈런을 치거나 골을 넣을 수 있듯이 전통음악 기량부터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에는 취임 축하 공연이 열린다. 전국의 제자들이 무료 연주를 자청해 마련된 자리다. 우리나라 최초 여성 지휘자 김성경이 객원지휘를 맡는다. 9월 동아시아 시민의 숲, 10월 조선통신사, 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위한 공연 등 부산을 대표하는 무대에는 김 감독이 악단을 이끌고 직접 지휘할 예정이다.

■“고향 바다 걷는 꿈 이뤄”

   
2004년 김 감독이 부산시립국악단 지휘자로 참여했던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김 감독은 부산 동구 수정동에서 태어났다. 이름도 수정(水晶)동에서 ‘맑을 정(晶)’을 따서 지었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을 마칠 무렵 가족을 따라 부산을 떠나게 됐다. 이후 가끔 행사 일정으로 고향에 온 적은 있지만 다시 터를 잡고 사는 것은 60여 년 만이다. 김 감독은 광안리에 거처를 마련했다. 그는 “퇴임하면 고향 바다를 걸어보는 것이 평생의 꿈이었다. 요새 매일 아침 바닷가를 걷고 출근한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국립국악원 부설 국악사양성소(현 국립국악중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중학교 3학년부터 대금을 전공했다. 그는 “‘악학궤범’에 64종의 악기가 나오는데, 이 중 연원이 우리나라인 것은 대금밖에 없다”고 대금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국립국악원 연구원을 거쳐 1980년부터 추계예술대학교 국악과 교수로 재직한 뒤 2013년 정년퇴임했다. 교수가 될 당시 김 감독의 고등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이었던 전효준(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남창가곡 예능보유자)이 그에게 ‘소정(小亭)’이란 아호를 지어줬다. 그의 주변에 늘 사람이 모여있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편하게 머물다 가는 ‘작은 정자’가 되란 뜻에서다.

김 감독은 그의 아호처럼 국악을 매개로 사람을 모으는 역할을 해왔다. 1982년 한국창작음악연구회를 만들어 회장직을 맡았고 1988년 한국청소년국악관현악단, 1996년 서울국악관현악단을 창단해 초대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를 지냈다. KBS국악관현악단 초대 악장(1985년~1990년)도 역임했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많이 달았어요. 언제나 새로운 일의 시작을 맡았고 고비를 성공적으로 넘기 위해 진인사대천명 한다는 각오로 해왔습니다. 지금도 그런 정신입니다. 내 고향 부산에서 모든 노하우를 살려 국악단을 위해 내가 해왔던 개척정신을 보여주자!”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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