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개봉한 영화 ‘그것’은 스티븐 킹의 베스트 셀러 소설 ‘그것’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영화와 책도 원제는 ‘It’이다. 직관적인 번역으로 제목을 고른 셈이다.

영화는 예고편에서부터 기괴한 삐에로의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그는 어두운 하수구에서 처음 고개를 들어 올린다. 그리곤 “안녕 내 이름은 페니 와이즈야”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영화의 제목은 ‘페니 와이즈’내지 ‘삐에로’가 아닌 ‘그것’이다.

이처럼 모호한 대상이 책과 영화의 제목으로 선정된 데는 이 영화가 상정하고 있는 공포의 주체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영화 속 페니 와이즈로 인한 공포는 오롯이 아이들만의 몫이다. 마치 어른들은 이를 목격하지조차 못한다는 듯 태연하다. 영화는 페니 와이즈가 무엇이며 또 어디서 왔는지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영화는 마치 공포는 극복되기 직전까지만 공포스럽다고 말하는 듯 싶다.

마약 책과 영화의 제목이 공포의 불투명성을 담아낸 것이라면, 그 제목을 특정 대상의 이름 대신 특정 되지 않은 그것(IT)으로 명명한 것은 퍽 적절해 보인다.

△ 영화 ‘그것 ’줄거리

아이들이 사라지는 마을, ‘그것’이 나타났다

살인과 실종사건이 이상하게 많이 생기는 데리라는 마을, 비 오는 어느 날 종이배를 들고 나간 동생이 사라졌다.

형 빌은 ‘루저 클럽’ 친구들과 함께 동생을 찾아 나서고, 27년마다 가장 무서워하는 것의 모습을 한 채 아이들을 잡아먹는다는 ‘그것’이 빨간 풍선을 든 삐에로의 모습으로 그들 앞에 나타나는데…

빌과 친구들은 공포를 이겨내고 ‘그것’에 맞서 동생과 사라진 아이들을 찾을 수 있을까?

이민재 기자 i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