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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정두환의 공연예술…한 뼘 더 <33> 예술의 ‘벗’ 스페이스 움

작은 공간서 움트는 도시문화 … 일상 속 소소한 예술의 힘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4-15 19:04:45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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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금요일 음악회로 관객 소통
- 개관 8년, 함께한 연주자 2000명
- “매회 연주자 소개할 수 있어 기뻐”

- 가까이서 보고 듣고 느끼는 공간
- 큰 무대로 관객 안내하는 마중물
- 공공개념 지원방식 적극 고민을

큰 무대와 화려한 조명 그리고 많은 관객이 함께하는 장소가 공연장이다. 이런 공연장으로 사람들을 안내하는 ‘실개천’ 또는 ‘마중물’처럼 조그마한 무대와 전시공간을 갖추고 일상 속에서 만나는 예술의 소소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역할을 한 지 8년을 맞은 공간이 있다. 부산 동래구 명륜동 스페이스 움(대표 김은숙)이다. 지난 5일 저녁 제332회 스페이스 움 음악회가 열렸다. 이날의 주제는 ‘友·벗’이었다.
   
지난 5일 부산 동래구 명륜동 스페이스 움에서 열린 음악회 모습.
어둠이 내려앉은 시간, 관객들은 조금 일찍 삼삼오오 모여 주최 측이 준비한 ‘결코 간단치 않은’ 간식을 즐기며 곧 선보일 음악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큰 공연장의 여느 음악회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이날은 ‘友·벗’을 주제로 하프 김영립, 바이올린 조현미, 첼로 하경희의 트리오가 연주했다. 특히 관객은 하피스트 김영립의 연주와 악기 설명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일상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악기라 그런 듯했다.

“하피스트는 백조와 같아요, 우아하게 현을 뜯는 손의 모습과는 달리 발은 음정을 조절하기 위해 7개 페달을 끊임없이 밟으며 움직여야 하는 모습이 꼭 호수 위 우아한 백조와 수면 아래 백조의 발을 떠올리기 때문이죠.” 김영립의 설명에 관객들은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이는 관객의 눈앞에서 이뤄지는 사뭇 진지한 교육의 현장이기도 했다. 이런 것이 실제적인 교육이다. 음악을 현장에서 듣고, 느끼고, 보는 살아 있는 교육 현장. 이런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스페이스 움은 성실한 시간을 보냈다.

   
김은숙 스페이스 움 대표.
스페이스 움은 2011년 4월 5일 문을 열었다. 이후 8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난 5일 제332회 8주년 기념음악회가 열린 것이다. 매주 금요일 음악과 관객의 만남을 주선해온 김은숙 대표의 감회를 들어보았다. “지난 8년 동안 함께한 연주자가 2000여 명이 됩니다. 많은 연주자와 관객들께 감사드립니다. 경영상 어려움으로 잠시 문을 닫은 시간도 있지만, 묵묵히 모든 것을 지원해주는 가족 덕분에 이러한 공간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눈가에 눈물이 보였다.

예술행위를 하는 곳도 아니며 그렇다고 경제적 이윤이 남지도 않는 공간을 운영하기는 매우 어렵다. 큰 공연장의 기능과 역할도 중요하지만, 생활현장 가까운 곳에서 예술을 만나는 기회 또한 아주 중요하다. 생활 주변 예술에 활기가 넘치면 큰 공연장 역시 활력이 생기고 도시 전체에 문화 향기가 퍼지기 때문이다.

‘벗’은 ‘마음이 서로 통하여 가깝게 사귀는 사람’이다. 생활 속에서 마음이 통하는 예술을 만나는 일은 즐거움이다. 그런 소소한 즐거움을 자주 만나다 보면 삶은 더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진다. 도시에 문화예술이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데는 복잡하거나 커다란 그림이 필요하지 않다. 주변 공간이 어떻게 문화와 예술과 함께 갈 수 있을지 궁리하면 된다. 조그마한 예술문화 공간의 대표들은 하나같이 “새로운 예술가들을 소개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이야기한다.

예술의 사전적 의미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창조하는 일에 목적을 두고 작품을 제작하는 모든 인간 활동과 그 산물’이다. 이런 예술적인 행위와 활동이 생활 속에서 많아지면 사회도 나아진다. 이러한 연유로 더 많은 분야의 새로운 예술가를 발굴하고 육성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예술가를 폭넓게 만나는 만큼 세상을 만나는 폭도 넓어진다.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이 꽃피게 하기 위해서라도 예술문화 공간은 많아져야 한다.

   
이들이 현실적으로 가장 힘들어하는 점이 경제적 문제다. 그렇다면 작은 예술공간의 사회적 순기능을 확대하기 위해 ‘공공(公共) 개념’으로 지원할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부산시와 시의회가 더욱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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