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대구 우동 ‘취미는 독서’
- 주1회 ‘일상적 글쓰기’ 모임 진행
- 현장서 글 쓰는 시간의 소중함 경험

- 전포동 카페거리 ‘북:그러움’의
- 독립출판제작워크숍 ‘북덕북덕’
- 출판·제작 접근 쉽도록 통로 제공

동네책방은 책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이들이 교류하는 문화공간으로 그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다.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서점에서는 자신의 책을 입고한 저자들의 활동이 활발하고, 동네책방이 출판사를 겸하는 경우도 있다.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카페거리에 있는 작은 서점 ‘북:그러움’의 서가와 모임 공간. 다양한 글쓰기 강좌와 독립출판제작워크숍이 열린다. 사진=이화숙

■취미는 독서

‘취미는 독서’(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는 ‘일상적 글쓰기’라는 글쓰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모임 구성원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새로운 글을 공책에 쓴다. 편지, 일기, 여행에세이, 책 리뷰 등 다양한 글쓰기를 경험한다. 국문학을 공부하고 출판편집자로 일해온 책방지기 김민채 씨가 참여자의 글에 교정·교열 및 피드백을 적어준다.

책방에서 글쓰기 워크숍을 하는 취지를 묻자 김민채 책방지기는 “글쓰기는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글쓰기란 거창한 일이 아니라 편지나 일기처럼 어디에나 있는, 여행 기록을 남기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활동임을 사람들이 느꼈으면 해서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참여자들이 글 쓰는 시간의 즐거움과 소중함을 경험하기를 바랍니다”라고 답했다.

‘취미는 독서’의 글쓰기 워크숍은 ‘숙제’로 글을 써오는 게 아니라 꼭 현장에 모여 글을 쓴다고 한다. 글 쓰는 게 부담이 되지 않게끔 하는 것인데, 현장에서 글 쓰는 시간을 주면 참여자들이 순간적으로 완전히 몰입해서 글을 쓴다. “책방이 몰입하는 시간, 글을 쓰는 경험을 선사하는 듯해 기쁘다”고 책방지기 김민채 씨는 소감을 말했다. 앞으로도 ‘일상적 글쓰기’는 꾸준히 열 예정이고, 그 외에 출판·편집 기초를 체험할 수 있는 ‘편집 연구소’ 등 새로운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북:그러움

전포동 카페거리에 있는 ‘북:그러움’은 소설 쓰기, 에세이 쓰기, 독립출판제작워크숍 ‘북덕북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독립출판제작워크숍 1기 출신으로 2기부터는 본격적으로 강의를 맡고 있는 김지현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시작할 땐 독립출판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었지만, 워크숍을 통해 김지현 작가는 ‘저기요, 선생님’(펴낸곳 네시오십분)이라는 책을 냈다. 그 책은 책방에 입고됐다. 본인은 책을 냈지만, 다른 수강생들의 책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그래서 책을 실제로 만들 수 있는 꼼꼼한 가이드를 제공하는 이론 수업을 본인이 나서서 열게 되었단다. 현재 6기를 지나고 있는 독립출판제작워크숍을 통해 2종의 책이 나왔고 2종이 출간을 앞두고 있다.

김지현 작가는 워크숍을 진행하겠다는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준 책방이 있어서 고마웠고, 이렇게 상업성과 무관하게 문화를 만들고 공간에 이야기를 쌓아갈 수 있다는 게 좋다고 한다. 워크숍 수강생들은 글쓰기 동료라는 의미가 더 크다고 한다. 요즘 책방에서 글쓰기 프로그램이 활발한 현상에 대해서는 “자기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고,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 그런 공간을 책방이 열어준 덕분이 아닐까” 하는 의견을 전했다. 자기를 표현하고 생각을 담아내는 통로로서 책이 가진 독특한 매력이 있고, 출판에 접근하기 더 쉬워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독립출판물 제작자들이 좀 더 왕성하게 소통하기 위해서 부산에서 활동하는 제작자 커뮤니티가 형성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그는 덧붙였다.

이화숙·‘책방 카프카의밤’ 밤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