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카밧진 박사는 40년 전 ‘마음챙김’ 명상을 처음 선보였다. 이후 미국 심리 치료사의 41% 이상이 치료법 중 마음챙김을 통합해 실시했고, 프로그램을 도입한 병원이 전 세계적으로 750여 곳을 넘어섰다. 관련 논문이 매년 1000여 편 쏟아지고 시장 규모가 10억 달러를 돌파해 적어도 서양에선 주류 명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에겐 다소 낯설지만 책 ‘왜 마음챙김 명상인가?’ 역시 1993년 출간돼 미국에서 100만 부 이상 팔리며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마음챙김 명상 교과서’로 꼽힌다. 국내 세 번째 출간이다.

저자는 첫 책 ‘마음챙김 명상과 자기치유’에 이어 이 책을 썼다. 첫 저서에서 명상법에 대한 꼼꼼한 지침을 다뤘다면, 이 책은 명상에 깊은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도 마음챙김 명상의 핵심과 활용법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체계적 프로그램을 싫어하는 사람들, 지침을 완벽히 수행할 순 없지만 명상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 부분적으로 시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구성이다. 호흡에 주목하거나 일상 속에서 집중하는 법 등이 그렇다. 그 때문에 전작에 비해 훨씬 폭넓은 관심을 받으며 마음챙김 명상 열풍을 일으켰다.

저자는 “명상은 기이하고 신비한 활동이 아니다”고 말한다. 채식주의자, 자기도취자, 외골수, 동양 철학자 같은 사람과는 상관없다. 그저 나 자신이 되는 것이며, 나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아는 것이다. 또 좋든 싫든 자신이 삶이라는 길 위에 있다는 걸 깨닫는 것이다. 그 길은 매 순간 펼쳐지며, 다음 일어날 일에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명상을 권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일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나의 내·외적 상태를 파악하고 어떤 길 위에서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무의식이 나의 하루를 흐릿하게 잠식하기 전에 가벼운 명상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수행이 처음인 독자가 혼자 힘으로 명상을 시작할 수 있는 간소한 지침이 적절하게 소개돼 참고하기에 알맞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