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야기는 곧 우주의 이야기다. 우리의 몸, 우리가 사랑하는 것, 싫어하는 것, 귀하게 여기는 것 등…. 이 모든 것이 우주 탄생 후 단 몇 분 만에 다 만들어졌고, 별의 중심부에서 변형되거나 별이 장렬한 최후를 맞을 때 사방으로 흩어졌다. 우리가 죽으면 모든 것은 우주로 되돌아가 끝없는 생사순환을 반복할 것이다.”

영국의 스타 물리학자 브라이언 콕스가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우주 과학을 설명한다. 책은 영국 BBC에서 방송된 과학 다큐멘터리 ‘경이로운 우주’의 단행본 버전으로, 저자는 이 다큐멘터리의 진행자로 참여했다.

우주에는 1000억 개의 은하가 있고, 각각의 은하는 몇천억 개의 별들로 채워져 있다. 저자는 우주의 섭리를 이해하는 법칙을 지구에서 친숙한 장소와 물질, 현상을 통해 설명한다. 아프리카 평원, 캐나다 로키산맥, 코스타리카 해변, 네팔의 힌두 사원 등 세계 곳곳을 누비며 우주의 흔적을 찾아 낭만적이면서 과학적인 시선으로 소개한다.

예컨대 짐바브웨 잠베지강의 빅토리아 폭포 주변에 뜬 무지개를 보며 팽창하는 우주를 떠올리고,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역의 빙하에서 무질서를 향해 나아가는 시간에 대해 사색한다. 이러한 여정을 통해 빛, 물질, 중력, 시간을 키워드로 우주의 기원부터 미래 전망까지 총망라한다.

책은 우주의 기원을 알아내고자 빛을 추적하고 별의 정체를 파악하려고 물질을 분석한다. 우주의 질서와 법칙을 깨우치게 하려면 중력을 이해해야 한다. 우주의 시작과 끝은 시간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지구에서는 생태계가 순환하고 별은 탄생과 죽음을 반복하면서 순환한다. 우주의 시간 앞에 인간은 한낱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경이로운 우주’를 보며 다시 깨닫는다. 책 전체를 장식하는 수백 장의 아름다운 우주 사진도 우주를 즐기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