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인 블랙박스’에서 사고 충격에도 터지지 않은 ‘에어백’, 그 이유를 분석하고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헤친다.

SBS ‘맨 인 블랙박스’

운전자들은 사고가 나면 당연히 에어백이 터져, 사고 충격으로부터 운전자와 탑승자를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제보자도 마찬가지였다. 녹색신호에 맞춰 교차로로 진입하던 중 왼쪽 도로에서 나오던 승합차와 충돌한 제보자. 설상가상으로 오른쪽에 정차해 있던 차와도 2차 충돌하며 피해가 더 커졌다. 사고 인해 핸들에 머리를 부딪친 제보자는 이마와 코, 턱, 그리고 목 등을 다쳤다.

그런데 아찔한 사고의 순간에 운전자를 지켜줘야 할 에어백은 터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뭘까? 에어백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의 전면과 측면에 장착된 센서에 충격이 감지되어야 한다. 하지만 제보자의 차량은 센서가 없는 운전석 쪽 범퍼의 모서리 부위에 충격을 받아 에어백이 부풀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앞차의 급정차로 후미 추돌사고를 낸 또 다른 제보자. 그런데 센서가 장착된 전면부가 충돌했음에도 에어백은 작동하지 않았다. 결함을 의심한 제보자는 제조사에 사고 차량 조사를 의뢰했다는데... 사고기록장치를 분석한 결과 에어백에는 이상이 없었으나 충돌 부위가 센서 각도에서 15도가량 벗어난 지점이었기 때문에 에어백이 터지지 않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제조사에 에어백이 터져야 하는 조건에 대한 기준을 달라고 했더니 대외비라며 자료를 줄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에어백이 작동하려면 자동차 전면의 경우, 센서가 부착된 위치를 기준으로 좌우 30도 각도 내에 충격이 가해져야만 한다. 그렇다면 센서 각도가 맞으면 에어백은 터지는 걸까?

경남 통영에서는 신호 없는 교차로를 통과하던 제보자와 우측에서 달려오던 택시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보자의 차량은 측면을 부딪치며 90도가량을 회전한 뒤에 멈췄지만, 마찬가지로 에어백은 터지지 않았다. 전문가는 에어백이 터지기 위해서는 충돌 각도 외에 또 다른 조건이 맞아야 한다는데...

터져야 할 순간에 터지지 않은 에어백은 운전자에게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기기도 한다. 제보자가 교차로를 통과하려던 순간, 반대편 차로에 있던 차량이 비보호 구간에서 좌회전해 정면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충격이 컸음에도 에어백은 제 역할을 하지 않았고 핸들에 머리를 부딪친 제보자는 그대로 응급실로 향했다. 제보자는 사고가 난 지 3개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운전은커녕 차를 타는 것조차 힘겹다고 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에어백이 터지지 않은 사고로 인해 탑승자는 전치 5주 이상의 중상을 입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심하면 전신마비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 5년간, 한국교통안전공단에 접수된 에어백 미작동 건수는 167건! 하지만 에어백의 결함을 밝히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 이유는 에어백에 대한 성능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커져만 가는 에어백에 대한 불신, 이대로 괜찮을까? 16일(일) 저녁 8시 45분에 방송되는 SBS ‘맨 인 블랙박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