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이 지역 문화예술인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비공개로 진행해 논란을 낳고 있다. 부산시는 예술인과 편하게 소통하는 자리에 언론이 참석하면 참석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간담회 내용이 왜곡돼 전달될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하지만 문화 예술 관련 기관의 예산 삭감, 오페라하우스 공사 재개 등 대부분의 언론에서 주요 이슈로 다루고, 시민의 관심이 높은 주제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를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오거돈(오른쪽) 부산시장이 11일 남구 대연동 부산예술회관에서 제1차 문화예술인 간담회가 열리기 전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부산시는 11일 오후 3시 남구 대연동 부산예술회관에서 부산예총회원 50여 명을 상대로 간담회를 열었다. 김동석 부산예총 회장은 “순수예술 자체에 대한 시 지원이 미흡하고 일자리 창출 부문에서 예술인은 소외돼 있다. 문화예술에 대한 편가르기식 지원은 그만두고 모든 예술인이 좋은 환경에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문화예술기관의 예산 삭감 문제는 제한된 재정 상황에서 합리적인 배분 방법을 연구하다 보니 다소 오해가 생긴 것 같다. 부산오페라하우스 역시 고민 끝에 시와 공기업 간 협력의 모델로 나온 것이다. 이 자리를 통해 오해를 풀고, 부산을 문화예술의 도시로 만드는 데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오 시장의 발언 후 비공개로 전환됐고, 1시간20분가량 진행됐다. 시는 간담회 내용을 정리한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지만, 비공개 방침에 대해 일부 참석자는 물론 시 내부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전임 시장 때인 2016, 2017년에도 문화예술인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문화진담’ 행사를 열었고, 현장에서 예술인들의 신랄한 비판이 쏟아졌는데도 언론에 여과 없이 공개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비공개 결정은 매우 이례적이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국가나 부산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한 자리도 아닌데 왜 비공개로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전형적인 밀실 행정과 폐쇄된 사회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