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음악·정치·패션 등 분야
- 한 쌍의 상호작용 치밀한 조사
- 1+1은 2 아닌 ‘무한’ 주장

때로 우리는 삶을 바꿔놓을 누군가를 만난다. 그 사람과 함께라면 지금까지의 그 무엇보다 아름답고 유용한, 환상적이고도 현실적인 것을 창조할 수 있을 것만 같다. ‘1+1=2’가 아닌 ‘1+1=∞’의 짜릿한 경험의 진실과 그 메커니즘은 어떻게 작동하는 걸까? 심리연구자 조슈아 울프 솅크가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때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창조성’에 대해 시작부터 종결까지 깊숙이 파헤치고 꼼꼼하게 기록했다. 창조적인 성과는 고독한 천재가 아닌 파트너십에서 나온다는 주장이다.

창조적인 성과가 고독한 천재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십에서 나온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사진은 애플의 공동 창립자인 스티브 잡스(왼쪽)와 스티브 워즈니악. 국제신문DB

‘둘의 힘’은 치밀한 자료 조사와 인터뷰를 촘촘히 펼쳐놓고 독자를 설득한다.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빈센트 반 고흐와 테오 반 고흐 같은 잘 알려진 한 쌍뿐 아니라 문학, 음악, 미술, 정치, 방송, 패션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독특한 합을 이룬 한 쌍의 작업 방식, 성취 비결, 문제의 발생과 해결 방식을 보여주며 두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창조력의 무한한 힘을 보여준다. 누구나 살면서 경험해 보았을, 교류하며 더 열리고 깊어졌던 기억이 실은 ‘둘의 힘’이었다는 것을 저자는 사례와 연구를 통해 입증해 보인다.

책을 읽다 보면 독자는 자연스레 주변을 살피며 새로운 파트너십을 시도하거나 이미 존재하는 파트너십을 진지하게 돌아보고 싶어질 것이다. 창조적인 두 사람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고, 거리를 줄였다 늘였다 하며 관계를 증폭시키거나 심화시키며, 때론 자리를 바꾸고 느슨함을 유지해 관계의 역동성을 유지하는지 쫓아가는 과정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가장 작고,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인간의 단위는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이다. 한 사람이란 허구에 불과하다’는 극작가 토니 커시너의 말처럼 우리는 관계 속에 뛰어들고서야 최선의 업적과 삶을 만들 수 있다.

누군가와 뒤섞이고 나면, 우리는 더 좋든 나쁘든 간에 뭔가 다른 존재가 된다. 둘 사이의 공기가 간극이 아닌 통로처럼 느껴질 때, 할 말이 너무 많아 정작 말이 나오지 않는 그런 상대를 정확히 찾아냈다면 이제는 ‘활기찬 마찰’을 빚어낼 때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