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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환의 공연예술…한 뼘 더 <23> 우리 미래와 예술교육, 그리고 엘 시스테마

예술로 ‘꿈꿀 수 있는’ 교육 마련을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1-20 18:54:34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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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대한민국이 수능에 집중하고 있던 시간에 부산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초읍초등학교 초읍다소리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사진)가 열렸다. 10월부터 각 학교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예술교육 성과 발표회가 많이 열리고 있다. 고사리손으로 연주하는 학생들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안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가슴 뭉클한 음악을. 많은 시간 공들이고 정말 열심히 연습해 연주회를 여는 학생과 선생님들의 열정은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감동이다. 하나 된 음악을 만들고자 음 하나에 온 정성을 쏟았을 학생들이다.
한 명이 틀리면 오케스트라 모두가 틀린 것이 되기에 맡은 부분에 최선을 다함은 물론이거니와 각자가 모여 거대하고 하나 된 화음을 내기 위해 서로를 이해해가며 노력했을 것이다. 그런 음악을 들으면 정말 감동이 벅차오른다.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 된다는 것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청소년기에 음악을 경험한다는 것은 삶을 풍부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 음악(예술) 교육이 중요한 것은 미적 가치뿐 아니라 조화롭게 살아가는 생활 교육의 중요한 영역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에서 더욱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는 절대적인 이유다.

입시 위주 교육으로 대부분 예술 교육이 뒤로 물러나 있다. 암기식 수업과 점수를 잘 받기 위한 교육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는 듯한 사회 분위기가 잘못된 것임을 알지만, 누구도 선뜻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입시 위주 주입 교육이 어린이·청소년의 인격 형성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음을 대부분 안다. 그렇다면 최소한 청소년을 위해 더 많은 책 읽기와 예체능 교육을 보장해야 한다.

‘베네수엘라 국립 청년 및 유소년 오케스트라 시스템 육성재단(Sistema Nacional de Orquestas y Coros Juveniles E Infantiles de Venezuela)’, 줄여서 ‘엘 시스테마(El Sistema)’를 우리는 안다. 우리나라도 2010년부터 이와 비슷한 ‘학교예술교육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런데 둘 사이에 분명한 ‘시스템의 차이’가 있다. 추구하는 철학적 이념의 차이가 시스템을 유지하는 힘의 차이로 나타났다.

베네수엘라의 시스템은 청소년이 음악을 통해 ‘꿈을 마음껏 품게’ 한다. 엘 시스테마의 영웅인 LA 필하모닉 음악감독이자 상임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은 이 프로그램에서 발굴돼 30대에 세계 최고 지휘자 대열에서 활동하고 있다. 가난의 소굴에서 음악으로 희망을 품은 아이들은 ‘제2의 두다멜’이 되기 위해 서로 격려하고 음악으로 경쟁하며 함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지금도 노력한다.

2010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엘 시스테마’는 세계를 감동시켰고, 한국에서도 비슷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학교 현장에 도입됐다. 필자가 잊지 못하는 장면은 “우린 예술로 싸웁니다. 모두 하나가 되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싸우는 거죠”라고 이야기하는 엘 시스테마 설립자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의 한 맺힌 외침이다. 오죽하면 ‘예술을 도구로 세상과 싸운다’는 말을 할까! 그의 처절함이 가슴을 울린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시스템 마련보다 개별 학교 재량에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예술 교육을 위임한 상황이다. 결국, 시스템으로 움직이기보다 학교장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서류상으로만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 교육을 전체적으로 알고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근본 문제를 다시금 묻지 않을 수 없다. ‘모두 교육을 이야기하지만, 자기 자녀 교육에만 몰두하고 있다’.

자녀들이 함께 살아갈 친구들과 그들의 세상을 위해서라도 더 진실한 마음으로 개인과 사회는 학교와 청소년의 미래를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 꿈나무들의 발표회장이 더욱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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