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산업시설 활용 사례 살피고
- 덴마크 대안공간 소개 전시회
- 국내외 작가 12명 작품도 선봬
- 수영 ‘F1963’서 내달 23일까지

부산 수영구 ‘F1963’, 영국 게이츠헤드의 ‘발틱현대미술센터’, 일본 요코하마의 ‘뱅크아트 1929’ 건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폐산업시설을 도심 속 문화예술 공간으로 꾸며 ‘문화도시 재생’의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폐산업시설이 도심 속 문화예술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국제교류전 ‘재:생’이 다음 달 23일까지 수영구 F1963에서 열린다. 작품은 마루야마 준코 작가의 ‘소리 없는 꽃밭’. 부산문화재단 제공

폐산업시설 문화공간 국제교류전 ‘재:생’이 지난 17일 부산 수영구 망미동 F1963 석천홀에서 개막했다. 3가지 섹션으로 구성된 전시에는 부산문화재단이 교류 중인 발틱현대미술센터, 피어-2, 뱅크아트 1929와 덴마크 코펜하겐 대안공간 ‘파브리켄’ 등이 참가하며, 갈유라, 김동찬, 김원진, 박상덕, 란디·카트린, 정윤선, 조영주, 마루아마 준코, 창 치청, 다카하시 케이스케, 청 훠이린 등 12명의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이 선보인다.

김원진 작가의 ‘지층적 풍경’.

전시는 해외의 수많은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사례에 대한 아카이브로 시작한다. 우리보다 산업혁명이 빨랐던 유럽을 중심으로 버려진 산업시설에 대한 문화재생을 통해 지역이 활기를 되찾은 사례들을 살펴본다. 전시 참가 기관들 외에도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 미술관, 독일 함부르크의 엘베필하모닉 공연장, 일본 가나자와의 시민예술촌 등 27곳의 사례들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다양한 산업 유산이 어떻게 재생되고 있는지 사진과 책자, 자료들로 살펴볼 수 있다.

이어 메인 전시인 부산문화재단의 국제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한 작가 12명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청 훠이린 작가는 지난해 홍티아트센터에 머물며 다대포항에서 보았던 어망 구조물을 소재로 한 작품 ‘보이지 않는 섬’을 선보였다. 파란색 조명 속에서 형광으로 빛나는 어망들이 마치 낙동강 변의 작은 섬들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재현한다. 피어-2와의 작가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김원진 작가는 풍경으로 채운 화폭을 가늘게 잘라내서 다시 이어 붙인 작업 ‘지층적 풍경’ 연작을 보여준다.

청 훠이린 작가의 ‘보이지 않는 섬’.

마지막 섹션은 덴마크의 대안공간을 소개하는 전시다. 오래된 탑 건물이 재미난 문화시설로 탈바꿈 한 ‘쿨투르타르넷’, 버려진 공장 건물이 작가들의 창작 공간으로 변한 ‘파브리켄’ 등의 사례를 볼 수 있다.

전시 기간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예술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조영주 작가와 함께 하는 퍼포먼스 워크숍(12월 2일), 아동 창작 워크숍 상상 공장(12월 8일), 가족 체험 프로그램 꿈꾸는 아지트(12월 16일) 등이 열릴 예정이다.

한편 F1963은 와이어 생산 공장이었던 옛 고려제강 수영공장을 문화로 재생시키고자 조성된 복합문화공간으로, 전국 최초로 민관이 협업해 문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2018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최우수상을 받는 등 부산의 주목받는 문화 재생 공간이다.

전시는 다음 달 23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월요일 휴무. 관람료 무료. 문의(051)754-0431~4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