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출신 백충원·김선훈 씨
- 고개 끄덕이게 만드는 가사와
- 틀에 박히지 않은 멜로디로
- 지상파 프로그램 진출해 인기

- 부산음악창작소 지원 받은
- 첫 정규앨범도 22일 발표
- “뻔하지 않은 음악 만들어
- 많은 관객께 사랑받고파”

흡사 랩 같은, 빠르면서도 착 감기는 노랫말이 쏙 날아든다. 안정적이고 감각적인 기타 선율이 노래를 받치고, 그 위로 보컬이 자유롭게 리듬을 탔다. ‘난 친구 많아 믿지 마 Best Friend 아니니까, 난 친구 많아 여성 필요찮아, 흑심이라고 속이 시꺼메, Girl 좋은 친구라 고맙단 말 말아주세요’. 친구라 말하는 짝사랑 상대에게 건네는 솔직한 고백이 짠하면서도 웃게 되는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 듀오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의 백충원(왼쪽) 김선훈 씨가 부산음악창작소 스튜디오에서 앨범 설명을 하던 중 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백충원(33), 김선훈(29) 씨가 2014년 결성한 싱어송라이터 듀오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우싸미)’의 노래는 모두 일상에서 시작되는 청춘들의 감정을 재미있게, 군더더기 없이 그려내 사랑받고 있다.

‘우싸미’는 최근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진행하는 ‘올해의 헬로루키’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자유롭고 아름답다, 근본 없는 무한 매력’이라는 심사평을 받았다. 다음 달 1일 6팀의 헬로루키가 대상을 가리는 결선 무대에 나간다. ‘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등을 배출한 인기 높은 신인 발굴 프로젝트라 ‘우싸미’는 그 어느 때보다 ‘초긴장상태’. 오는 22일 첫 정규앨범 발표까지 앞둔 이들은 밀려드는 경사가 얼떨떨하다. 충원 씨는 “경연을 통과할수록 욕심이 생긴다. 좋은 결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우싸미’의 매력은 자유로움이다. 쌓여있던 감정과 일상이 터져나오고, 리듬도 때때로 불규칙하다. 작사·작곡은 주로 충원 씨가 한다. 직장에서 겪은 부당하고 속상했던 일, 지난해 겨울 즐겨 먹었던 귤에 대한 소소한 기억, 집에서 혼자 양말을 찾아 신다가 흥얼거리던 멜로디를 노래로 만든다.

충원 씨는 “일상의 이야기지만, 특별한 느낌을 내고 싶다. 뻔한 가사와 멜로디는 쓰지 말자고 생각한다. 메모를 꾸준히 한다”며 “랩을 좋아해 라임을 맞추며 노랫말의 재미를 살리는 편이다. 하고싶은 말이 많을 땐 어떻게든 욱여넣는다. 기존 음악 양식에서 벗어날 수도 있는데 하고싶은 건 하려 한다. 그게 자유로워 보이는 이유인 것 같다”고 웃었다.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진행하는 ‘올해의 헬로루키’에서 공연하는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기타를 치는 선훈 씨는 중심을 든든히 잡는다. 피아노와 기타를 치는 부모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음악을 공부해 예고, 음대에서 플루트를 전공한 선훈 씨는 피아노, 드럼, 콘트라베이스 등 여러 악기를 다룬다. 선천적 시각장애를 가진 선훈 씨는 오케스트라 등 수시로 새로운 앙상블을 맞춰야 하는 클래식 음악을 지속하는 것이 어려웠고, 어릴 때부터 팝 음악에 흥미를 가져온 만큼 호흡이 잘 맞는 충원 씨와 하는 밴드 활동이 즐거웠다.

그는 “초등학교 때 봤던 세계적인 베이시스트 아브라함 라보리엘의 공연으로 베이스기타의 매력을 알게 됐다. 나도 저렇게 신나게 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선훈 씨의 기타는 풍부한 음색으로 ‘우싸미’의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부산음악창작소 지원을 받아 나오는 첫 정규 앨범엔 2011년부터 써온 8개의 곡을 실었다. 선훈 씨는 뿌듯한 마음과 함께 “직장 다니며 음악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던 시절에는 많이 우울했다. 뮤지션으로 살 수 있는 최소한의 돈을 음악으로 만들고 싶다. 우리 노래가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는 바람도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또래 세대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담았다. 좋지 못한 힘들었던 순간, 정리되지 못한 순간들이 노래를 통해 추억으로 정돈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