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실내악의 밤’ 시작으로
- 다음달까지 5번 공연 이어가

200년 전 작곡가 슈베르트(1797~1828)와 그의 친구들이 살롱에 모여 음악을 나누고 토론했던 ‘슈베르트의 밤’이 부산에서 재현된다.

	율리우스 슈미트(1854∼1935)의 ‘비엔나 타운하우스에서 열린 슈베르트의 밤’. 슈베르트는 생전 자신의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매일 밤 함께 음악을 감상하고 즐겼으며, 이 자리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연주하고 신작을 발표했다. 아트뱅크코레아 제공·빈시립역사박물관 소장

부산의 연주자들이 슈베르트의 명작을 엄선해 5차례에 걸쳐 선사하는 무대 ‘슈베르티아데’(슈베르트의 밤)이다. 독일 가곡의 수준을 몇 단계 끌어올린 ‘가곡의 왕’ 슈베르트의 3대 연가곡 전곡을 마련하고, 섬세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특히 돋보이는 슈베르트의 실내악곡 무대도 열린다. 보기 드문 피아노 듀오 무대는 실력파 피아니스트 박정희와 권준이 나서 더욱 주목된다. 한 대의 피아노에 두 명의 솔리스트가 함께 앉아 연주하는 풍경은 쉽게 보기 힘들다.

아트뱅크코레아와 금정문화회관은 슈베르트 서거 190주년 기념연주회 시리즈 ‘슈베르티아데’를 15일부터 시작한다. 오후 7시30분 금정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여는 ‘실내악의 밤’을 시작으로 슈베르트의 3대 연가곡인 ‘백조의 노래’ ‘겨울 나그네’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를 각각 오는 30일, 다음 달 1일, 6일 개최한다. 이어 13일 그랜드 듀오의 밤으로 마무리한다. 이번 무대는 부산 공연 기획사 ‘아트뱅크코레아’의 창립 20주년 의미를 더한 기획이기도 하다.

부산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연주자들의 참가도 눈에 띈다. 부산시향의 바이올린 수석 이은옥, 제2바이올린 수석 서은아, 첼로 수석 이일세, 비올라 부수석 이승호 등 부산시향 연주자들과 전주시향 단원 첼리스트 김근혜, 울산시향 단원 첼리스트 오현진, 포항시향 단원 바이올리니스트 이은지 등이 참여한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활동하다 필리핀의 소프라노와 결혼 후 필리핀에서 왕성하게 활동중인 바리톤 박병인, 안정되고 빼어난 연주를 보여주는 바이올리니스트 조무종, 피아니스트 박정희 권준이 함께한다.
아트뱅크코레아 김문준 대표는 “슈베르트 서거 190주년을 맞아 그의 음악적 가치를 더 깊이 조명해보고 싶었다. 일단 슈베르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가곡 무대를 마련해 3대 연가곡을 전부 구성한 것은 꼭 보셨으면 하는 프로그램이다. 슈베르트의 실내악 역시 참 예쁘고 유려하다. 그 밖에 많은 작품이 있지만, 발굴하고 알리고 싶은 마음에 피아노 듀오를 포함했다. 아름다운 곡이 참 많은데 상대적으로 연주가 덜 되는 레퍼토리기 때문이다. 부산의 최고 피아니스트 박정희, 권준 선생께 제안했더니 두 분 다 정말 반갑게 제안을 받아주셨다. 흡족한 시리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첫 공연인 15일 ‘실내악의 밤’은 ‘현악 콰르텟 D. 804’, ‘피아노 트리오 D.929’, ‘피아노 퀸텟 D.667-송어’를 연주한다. 이은옥 서은아 조무종 이현지(바이올린), 이성호 김민경(비올라), 이일세 김근혜 오현진(첼로), 윤민우(더블 베이스), 박정희 권준(피아노)이 출연한다. 공연은 전석 무료이며 전화 예약이 필수다. (051)519-5661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