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하나센터장으로 통일 연구
- 북중접경서 직접 망원렌즈 이용
- 앵글에 담은 사진 999장 실어
- 일부 내용은 국제신문에 연재

‘평양 밖 북조선’의 부제는 ‘999장의 사진에 담은 북쪽의 북한’이다. 압록강과 두만강이 흐르는 북한·중국 접경지역에서 북녘을 보며 찍은 사진 999장을 품은 책이다. 이 책에 관해 알아보려면, 저자의 말을 우선 들어보는 게 좋을 듯하다. 저자는 동아대 강동완 교수다. 탈북 주민을 돕는 부산하나센터 센터장이며 북한과 통일을 연구한다.

동아대 강동완(부산하나센터 센터장) 교수가 올해 여름 북한·중국 접경지역에서 찍은 북녘의 장마당 풍경. 너나드리 제공

“2018년 그 뜨거웠던 여름, 북·중 접경지역 5000리 길을 달리고 또 걸었다. 갈 수 없는 땅, 가서는 안 되는 땅이기에 압록강과 두만강 건너 눈앞에 허락된 사람들만 겨우 담아냈다.” “처음에는 그들의 삶을 보려 했다. 그런데 정작 카메라에 찍힌 모습은 또 다른 나였다. 그리고 바로 우리였다.”(이상 ‘들어가며’ 중) “사진은 또다른 폭력적 무기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터라, 무엇을 어떻게 담아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압록강과 두만강이라는 경계를 둔 채 망원렌즈로 당겨오는 그들의 모습은 허상이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실상이었다.”(이상 ‘나가며’ 중)

책에 실린 사진은 올해 여름 저자가 찍은 ‘지금의’ 북녘이다. 그리고 평양이 아니다. “북한은 평양과 지방으로 나뉜다. 우리의 주민등록증에 해당하는 공민증과는 별도로 평양시민증이 따로 있다.”(‘들어가며’ 중) 북녘 강가의 사람들, 수영하고 고기 잡는 삶, 건물, 건설현장, 공장, 기차역, 빨래터, 장마당, 선전구호 등을 담은 사진은 생생하다.

어떤 사진은 정겹고, 어떤 사진은 불편하다. 저자는 “여전히 독재국가”인 북한 정치구조에 대해 비판적이다. 그가 독자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울림이 있다. 통일을 더 자주, 많이, 열심히, 희망을 갖고 생각하는 요즘 우리는 평양만이 아니라 ‘평양 밖’ 북녘의 삶을 더 찬찬히, 있는 대로 접하고 더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부 사진은 저자가 올해 국제신문에 연재한 ‘강동완의 통일 내비게이션…지금 북한은’에서 소개됐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