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사회복지관·노인요양원 등
- 사하구서 10개 복지 기관 운영
- 무료 급식·장학회 사업도 진행
- “신뢰·존중 문화 만드는게 복지”

‘기쁨으로 함께한 20년’.

부산 사하구 관음사가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늘기쁜마을’의 지난 20년을 한마디로 축약한 말이다. 사회복지법인 ‘늘기쁜마을’이 올해 설립 20년을 맞았다. 관음사는 지난달 30일 주민, 자원봉사자, 후원자, 신도를 초청해 설립 20주년 기념 음악회를 열었다. 관음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1교구 송광사 부산분원으로 1940년 창건됐다.

부산 사하구 당리동 ‘환희노인요양원’에서 이곳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늘기쁜마을’ 대표 지현 스님(관음사 회주)이 입원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민철 기자

사회복지법인 ‘늘기쁜마을’은 관음사 회주이자 법인 대표이사인 지현 스님 주도로 1998년 3월 31일 설립됐다.

두송종합사회복지관의 ‘기쁨의 쌀 나누기’ 행사 모습. ‘늘기쁜마을’ 제공

관음사에서 만난 지현 스님은 “1995년 내원정사 주지 정련 스님, 정여 스님(현 여여선원장), 수불 스님(현 안국선원장) 등 부산지역 스님들과 함께 사회복지법인 ‘불국토’를 만들어 복지사업을 시작했다. 불국토 사업이 점차 확대되자 스님들이 법인을 하나씩 만들어 독립했다. ‘늘기쁜마을’도 그때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불교계가 복지사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부처님의 가르침과 사회복지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불교는 ‘지혜의 계발’을 지향합니다. 지혜 계발의 목적은 남들에게 행복을 주고 고통을 없애주기 위해서입니다. 자비의 실현을 위해 지혜를 계발해야 한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이 때문에 관음사는 사회복지법인을 운영하기 전에도 장학사업이나 이웃돕기를 적극적으로 했습니다.”

법인명 ‘늘기쁜마을’에도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겼다. ‘관음사’를 한글로 풀어쓴 명칭이기 때문이다. 지현 스님은 “관세음보살은 지혜자비 원력을 갖춘 분이다. 관세음보살처럼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공동체가 되자는 의미다. 세상에는 돈 명예 권력이 있는 사람은 많지만, 늘 기쁘게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했다.

‘늘기쁜마을’은 ▷두송종합사회복지관 ▷사하사랑나눔푸드마켓 ▷부산사하두송지역자활센터 ▷다정한어린이집 ▷느티나무지역아동센터 ▷두송주간노인복지센터 ▷두송노인복지센터 ▷환희노인요양원 ▷환희노인주간보호센터 ▷환희불교복지대학 10개 기관을 운영한다. 모두 사하구 다대, 당리, 신평동에 있어 관음사가 사하구 사회복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척 크다.

사회복지법인 설립 전인 1995년 8월 관음사가 처음 수탁받아 운영한 기관은 사하구 다대동 두송종합사회복지관이다.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영구임대아파트 안에 있는 복지관을 운영하며 주민 복지에 기여하기 시작했다. 이후 어린이집, 경로당, 무료급식소, 무료진료, 장학회 등 사업이 날로 늘었다. 임종을 앞둔 환자가 편안한 죽음을 맞도록, 교육을 거쳐 자원봉사단을 구성해 병원에 파견하기도 했다. 사하구 주민을 위한 활동을 높게 평가받아 ‘늘기쁜마을’은 2006년·2017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고, 2017년에는 부산시장 표창도 받았다.

국가 예산에서 사회복지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요즘, 사회복지 현장에서 당부하고픈 말은 없을까. “쌀이나 돈, 시설이 복지의 전부가 아닙니다. 어릴 때부터 생명이 얼마나 존귀한지 가르치고, 신뢰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법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과 지역아동센터는 ‘연꽃 같은 미소로 사랑 담아 말하기’ 등 기쁨으로 모두 행복하도록 교육합니다.”

지현 스님의 바람은 “연꽃을 피우는 진흙처럼 사는 것”이다. “오래 머문 해인사의 도반들에게 ‘시내에 나가 진흙처럼 살겠다’고 말한 것이 기억납니다. 함께 일하고 공부한 사람들 모두 깨끗하고 곱고 싱그러운 연꽃처럼 피어나기를 발원하는 삶이었고, 삶이고 싶습니다.” 지현 스님은 1972년 해인사 보성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했다. 1977년 쌍계사 석암 스님을 전계사로 구족계 보살계를 수지했다. 현재 승보종찰 송광사 율주를 겸직하고 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