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지역문화 지역출판’이란 주제로 열린 간담회서 한국문화산업진흥원 측 발화자가 행사의 취지와 맞지 않는 발언을 해 지역출판인들이 한숨을 쉬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진흥원) 문화지원본부장 직무대리는 “서울에 있는 출판사, 파주에 있는 출판사 … 부산에 있는 출판사 같은 출판사다. 독자는 이 출판사가 어디에 있는지 관심이 없다. 결국 콘텐츠다”며 지역출판 대표들에게 “콘텐츠에 좀 더 많이 신경을 써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면 앞으로 지역출판도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콘텐츠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거대출판사와 대형서점이 파이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구조서 지역출판에게 ‘많은 독자들이 선택하는’ 콘텐츠를신경 써 만들라는 말은 지역출판의 존재 목적을 부정하는 말과 동일하다.

이는 출판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지역출판문화를 위한다는 진흥원 측의 발언으로도 적절하지 못하다.

황풍년 한국지역출판연대 대표는 인사말에서 “한국 지역출판인들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거대자본과 대규모시장을 통해 좌우되는 책의 생태계 밖에서 힘겹게 책을 만들었다”며 “지역 사람의 삶, 지역공동체 문화와 역사를 담아 후대에 물려줄 공공의 자산이 되길 바람으로 이어왔다”고 말했다.

발제자인 최낙진 제주대 교수도 “지역 책은 생산이 수요를 창출해야 하는 그것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없는 지극히 협소한 독자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다. 이를 시장논리에만 맡겨놓는다면 지역 책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고 말했다.

김정명 신구대 겸임교수도 “지역이 문화의 소비지가 아니라 발신지가 되려면 지역출판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종이로 된 책과 신문이 팔리지 않는 시대, 중심과 다른 가치를 지향하는 공간을 고민하는 발제 이후, 진흥원의 “독자들은 이 출판사가 어디에 있는지 관심 없다”는 말이 이어져 더욱 듣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정지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