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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오늘, 여기’ 인류의 운명은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유발 하라리 지음 /전병근 옮김 /김영사 /2만2000원

  • 국제신문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8-09-07 19:00:29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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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잇는
-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신작
- 테러리즘·전쟁·AI·데이터 속
- 더 나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 통찰력 있는 진단·비전 제시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의 서문 첫 문장이 인상 깊다. 저자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예루살렘 히브리대 역사학과 교수)의 관심과 관점과 고민을 축약한 문장이다. “하찮은 정보들이 범람하는 세상에서는 명료성이 힘이다.” 이 문장은 이렇게 이어진다. “이론적으로는 누구나 인류의 미래에 관한 논쟁에 참여할 수 있지만 명료한 전망을 유지하기란 대단히 어렵다.…역사가로서, 나는 사람들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명료함을 추구하고,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는 있다.”
   
중국 기업 아이플라이테크와 칭화대 연구팀이 개발한 AI 의사 로봇 ‘샤오이’. 샤오이는 의사 자격시험까지 치렀다. 유발 하라리는 기술 발달의 심대한 영향력을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들려준다. 국제신문 DB
이 대목을 읽고 나니, 세계의 독서계에 엄청난, 거의 폭풍 수준의 반향을 일으킨 저서 ‘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를 쓴 젊은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초점·기획의도·소명의식이 조금이나마 읽힌다. 명료성, 명료한 전망을 유지하는 일은 굉장히 어렵다. 누군들 명료하게 전망하고 싶지 않겠는가? 그렇지만 그런 명료 함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검토해야 할 자료, 엄청난 분량의 공부, 토론, 의심과 검증 등 앞길이 첩첩산중이다.

1976년생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또한 이런 종류의 장벽을 거치거나, 필요한 경우에는 우회하는 전략도 썼어야 할 법한데 그런 과정에서 해당 분야 전문가들에게서 비판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통찰력’이라는 무기가 있다. 하라리 특유의 박람강기(博覽强記)와 창의적 글쓰기 그리고 통찰력이 합쳐진 결과 가운데 하나가 “며칠 전 영국 ‘가디언’ 기사를 보니 ‘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가 영문판 기준으로 출간 2년 반 만에 50개국어로 번역됐고, 모두 1200만 부 이상 팔렸다고 한다”(548쪽 옮긴이의 글 중)는 수치로 나타난 지표다.

   
‘그의 신작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은 “지금, 여기의 문제” “전 지구 차원의 의제” “현재 우리가 처한 정치적, 기술적 곤경에 대해” (이상 저자 서문 중) 살펴본다. 전작 ‘사피엔스’에서 분명코 열등한 존재였던 하찮은 유인원이 “어떻게 지구 행성의 지배자가 됐는지” 살폈고, 이어진 ‘호모 데우스’에서 “생명의 장기적인 미래를 탐사하면서, 어떻게 인간이 결국에는 신이 될 수 있을지, 지능과 의식의 최종 운명은 무엇일지” 생각한 그가 ‘오늘, 여기’로 초점을 맞췄다.

책의 목록을 살피는 것이 이 책의 내용과 지향을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제1부 기술적 도전에서 ‘환멸-역사의 끝은 연기되었다’ ‘일-네가 어른이 되었을 땐 일이 없을지도 몰라’ ‘자유-빅데이터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평등-데이터를 가진 자가 미래를 차지한다’ 등의 단원이 보인다. 거의 모두 현재의 인류가 일종의 불안감을 품은 채 궁금해하는 영역이다. 그렇게 책은 ‘종교-이제 신이 국가를 섬긴다’ ‘이민-더 나은 문화를 찾아서’ ‘테러리즘-당황하지 말라’ ‘전쟁-인간의 어리석음을 절대 과소평가하지 말라’ ‘무지-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무지하다’ ‘탈진실-어떤 가짜 뉴스는 영원히 남는다’ 등 흥미와 관심을 자극하는 내용을 품었다.

제5부 회복탄력성 단원은 이 책 전체의 메시지를 종합하는 의미가 뚜렷하다. 이 단원에서 그가 “변화만이 유일한 상수”인 세상임을 논증하고 불교적 명상을 하나의 대안으로 내놓는 점도 흥미롭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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