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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지 않은’ 현대미술 작품의 묘한 끌림

혐오와 매혹 사이- 이문정 지음 /동녘 /2만3000원

  • 국제신문
  •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  입력 : 2018-09-07 18:57:55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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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세라노는 작품 ‘시체 안치소’ 시리즈에서 실제 시체 촬영 사진을 보여준다. 피부 주름과 솜털조차 선명한 거대한 사진은 발표 즉시 죽은 자의 존엄을 훼손했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관객이 관음증적 엿보기를 하는 듯한 불편함을 느끼게도 했다. 그러나 관객을 자극하고 분노하게 하는 것은 작가의 목표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관객을 너무 빨리 시체 안치소로 데려갔기 때문에” 사람들이 화를 낸다고 주장했다. 우리 모두 언젠가 그곳에 들어가지만, 성스럽게 남길 바라는 ‘죽음’에 대한 생각이 심각하게 검토되고 분석돼야 한다는 말과 함께. 세라노의 목표는 사람들을 금기의 장소에 데려오는 것으로 성취됐다.

관객은 한 번도 죽음을 보지 못했던 것처럼 행동하다 곧 삶과 분리될 수 없는 죽음을 바라보게 된다.

이렇게 끔찍한 것도 미술이냐고 물을 수 있다. 특히 현대 미술은 이렇게 불편하고 혐오스럽지만 묘하게 마음을 끄는 작업을 많이 내놓는다. 폭력, 죽음, 질병, 피, 배설물, 섹스, 괴물까지 엄연히 존재하지만, 불편하다는 이유로 주변으로 밀려났던 것을 정면으로 다룬다.

저자는 되묻는다. 이들이 정말 불완전하고 추한 게 맞는지, 그렇다면 미술은 언제나 ‘아름다워야’ 하는지, 그것이 불필요한 족쇄를 씌우고 훌륭한 예술의 기준과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 아닌지 말이다.
‘혐오와 매혹 사이’는 이렇듯 ‘불편한’ 현대미술 작품 70여 점을 실었다. 저작권과 허가 문제만 놓고도 만만찮은 작업이지만 저자는 “진실이란 편안함뿐만 아니라 불편함까지 마주해야 얻어질 수 있다. 우리가 미처 몰랐을 뿐 불편함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다”며 “오묘하고 매혹적인 동시에 불편한 동시대 미술이 단순히 예술적인 도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숙고하고 긍정적으로 바꿔나가기 위한 것임을 느끼길 바란다”고 저술 배경을 전한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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