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체관람 줄이어 즐거운 비명

- ‘결혼’ 주제 남녀노소 친근하고
- 전통혼례 재연 등 볼거리 풍성
- ‘한국의 멋’ 만끽한 관객들 호평
- 크루즈관광객 유치도 본격 추진

국립부산국악원이 개원 10주년을 맞아 선보인 국악 뮤지컬 ‘천생연분’이 관객의 호평과 입소문 덕에 ‘탄력’을 받고 있다.

	국립부산국악원에서 개원 10주년을 맞아 선보인 ‘천생연분’의 공연 장면.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지난 7월 4일 국립부산국악원 예지당(257석)에서 개막한 ‘천생연분’은 최근까지 30회 차 공연에서 객석 점유율 83.8%를 기록했다. ‘천생연분’은 부산국악원이 2015년부터 3년간 장기 공연한 상설 공연 ‘왕비의 잔치’ 후속 작품이다. ‘왕비의 잔치’는 시즌 3까지 선보이며 호평받았다. ‘왕비의 잔치’는 부산을 찾는 방문객·여행자와 시민을 위해 격조를 갖춘 상설공연이 꼭 필요했음에도 마땅히 대안을 찾지 못하던 당시 상황에서 등장해 큰 역할을 해냈다.

‘천생연분’은 ‘왕비의 잔치’ 때보다 관객 호응이 더 좋은 분위기다. ‘왕비의 잔치’ 시즌 1~3은 모두 463회 공연에서 7만5828명의 관람객과 평균 80.1%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했다. ‘왕비의 잔치’는 200석 규모 해운대그랜드호텔 전용 극장에서 공연됐다. ‘천생연분’이 ‘왕비의 잔치’보다 객석 숫자가 57석 늘었는데도 객석점유율은 올랐다.

‘천생연분’은 전통 우리 춤에 스토리, 노래를 얹은 종합무대로 인류의 보편적 관심사인 ‘결혼’을 주제로 잡고 전통혼례의 멋과 서민의 신명을 함께 선사한다. 전통춤과 창작 군무, 사랑 춤 등 국악원 무용단의 춤이 국악원 기악단의 생음악 연주에 맞춰 펼쳐진다.

외국인 관광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영어 자막도 제공한다. 공연장 전체를 마을 결혼식 공간으로 구성하고, 밤하늘의 아름다운 풍경을 재현해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했다. 관객이 잠시 딴 생각을 못할 만큼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진다. 피날레를 장식하는 흥겨운 사물놀이는 한국의 멋을 느끼고자 하는 관객을 압도한다.

현장에서 관객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국악 공연이라는 점 ▷인상 깊은 남녀 주인공의 호흡과 아름다운 영상 ▷역동적인 사물놀이의 피날레 등을 매력으로 꼽았다.

‘천생연분’은 전통예술에 바탕을 둔 부산의 한류 공연으로 기획됐다. 이에 따라 다음 달 말까지 진행되는 70여 회 공연 가운데 상당한 횟수를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을 위한 맞춤공연으로 진행한다. 부산관광공사, 여행사, 면세점을 대상으로 한 홍보 활동을 펼쳐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문화콘텐츠를 제공하는 구실도 한다. 입소문이 나면서 단체 관람과 문화 연수도 이어지고 있다. 국립부산국악원 관계자는 “선명한 기획과 관객에게 다가서기 위해 노력한 연출이 부산국악원의 역량과 맞물려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국악원은 ‘천생연분’ 관객 참여 이벤트도 마련했다. 오는 26일과 9월 2일, 9일 공연에서는 미리 사연을 보낸 일반인 관람객 커플을 선정해 전통혼례 장면에 직접 출연할 기회를 제공한다. 공연 관람 전 로비에 둔 ‘꽃신’을 신어보고 발에 잘 맞으면 선물로 주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천생연분’은 다음 달 30일까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월, 화요일, 공휴일 제외) 공연된다. 전석 3만 원, 부산 시민은 1만 원.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