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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웰메이드 영화’ 리얼한 세트장이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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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8-16 18: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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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웰메이드’라는 단어가 익숙하지만 1990년대 후반만 해도 한국영화에서 ‘웰메이드’는 낯선 단어였다. ‘웰메이드’라는 말이 충무로에서 퍼지기 시작한 것은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과 이재용 감독의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가 개봉한 2003년부터였다. 완벽주의자로 소문난 두 감독은 여느 한국영화보다 세트, 미술, 조명에 정성을 기울였으며 그 결과 소위 ‘때깔’이 좋은 영화, ‘웰메이드’ 영화라는 말을 유행시켰다.
   
영화 ‘공작’의 김정일 별장 세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두 작품 개봉 이후 일어난 ‘웰메이드’ 열풍으로 특히 세트 제작 기술이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 기존의 건물을 섭외해서 촬영하는 것보다 감독의 생각을 제대로 반영하고, 촬영에 용이한 설계가 가능한 세트는 영화의 질적 향상에 기여를 해왔다. 그런 가운데 최근 ‘인랑’을 시작으로 ‘신과함께-인과 연’, ‘공작’ 등 100억 원에서 200억 원 사이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형 한국영화가 차례로 개봉하면서 새롭게 세트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실제인지 세트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함과 리얼리티를 갖춘 각 영화의 세트는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역할을 하며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먼저 ‘인랑’의 지하수로는 원작 애니메이션보다 뛰어난 공간감을 지닌 장소로 구현됐다. 제작진이 실제 구상한 사이즈의 5분의 1로 축소돼 1000평의 공간에 지어진 지하수로 세트는 이층으로 쌓은 벽돌의 디테일과 클래식한 아치형 세팅이 더해져 시대를 넘나드는 독특한 세계가 완성되었다. ‘인랑’의 원작자인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오시이 마모루 감독은 “할리우드 같은 세트에 놀랐다”며 지하수로 세트를 극찬했다.

또한 ‘신과함께-인과 연’과 ‘공작’의 세트는 리얼리티를 강조해 주목받고 있다. ‘신과함께-인과 연’의 지옥 장면이 컴퓨터그래픽과 세트가 어우러졌다는 것은 많은 관객이 알고 있으나 성주신이 지키는 허춘삼 할아버지와 손자 현동의 집이 세트라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현동의 집은 원활한 촬영을 위해 벽면과 천장을 떼어낼 수 있는 실내 세트로 제작됐으며, 햇살이 쏟아지는 실외처럼 보이기 위해 많은 조명이 사용됐다. 또한 철거를 앞둔 오래된 집의 느낌을 주기 위해 벽지와 장판, 건물 벽의 미세한 균열, 기와의 질감 등에 신경을 많이 썼다.
‘공작’의 김정일 별장도 극강의 리얼리티를 자랑한다. 북한에서 직접 촬영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 장면의 많은 장소는 세트를 제작해야만 했다. 특히 흑금성과 김정일이 처음 대면하는 김정일 별장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비밀스러운 공간이기에 충격적이다. 4개월에 걸쳐 제작해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김정일 일가의 모습을 담은 벽화는 김정일 별장의 백미다.

   
이렇듯 잘 만든 세트는 영화의 리얼리티를 높이고 감독의 세계관을 반영하는 동시에, 배우의 연기를 도와주고 촬영을 용이하게 한다. 세트 제작으로 제작비가 크게 상승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웰메이드’ 영화를 위해 큰 비용을 들여 주요 공간을 세트로 제작하는 것은 이제 대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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