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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북한 꽃제비 소년 ‘고난의 행군’을 기록하다

팔과 다리의 가격- 장강명 지음 /아시아 /1만500원

  • 국제신문
  • 안세희 기자
  •  |  입력 : 2018-08-10 18:54:47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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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장강명이 그만의 명료한 문체로 어떤 보탬과 왜곡 없이 탈북민 지성호 씨의 이야기를 썼다. ‘꽃제비’(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북한 아이들을 지칭하는 은어) 출신으로 목발에 기대 남한에 온 탈북민으로 잘 알려진 지 씨가 팔과 다리를 잃었던 당시 겪은 ‘고난의 행군’ 시절을 구체적이고 담담하게 기록했다.

1982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출생한 지 씨는 북한 대기근이 일어나 33만 명이 숨진 ‘고난의 행군’ 시절이던 1996년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올라탄 열차에서 뛰어내리다 사고로 한 팔과 한 다리를 잃었다. 굶주린 나머지 발을 헛디뎠기 때문이다.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소년은 꽃제비의 우두머리가 됐고 두만강을 건너 중국과 라오스를 거쳐 남한으로 왔다. 지 씨는 현재 남한에서 북한인권단체 NAUH를 운영하며 흩어진 북한이탈민 구출을 비롯한 북한 주민 인권 운동을 펼치고 있다. 기록은 군더더기 없이 절제된 언어로 전개되지만 그 어떤 글보다 독자의 마음을 강하게 흔든다. 사실의 힘은 세다.

‘나는 고난의 행군에 대해 들었고, 수십만 명이 사망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러나 굶주림으로 신음하는 한 가족의 구체적인 표정을 보지 못했다. 그 표정을 본다면 자기 석탄 자루를 찾는 일은 잠시 미룰 수 있는 사람이 내 주변에 얼마든지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이 글에서 한 일도 그 표정을 전달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본문 120쪽)
장강명은 기자 시절 지 씨를 처음 만났고, 당시 미처 쓰지 못한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씀을 밝힌다. “독자들이 그저 눈을 감고 수많은 사람들이 아무 잘못 없이 굶어 죽은 비극에 대해 더 슬퍼해 주기를 바란다”고 쓰는 이유를 든 그는 “지금 한국 사회의 정치·이념 지형에서 북한 문제는 진영 간 정쟁 소재로 소모되다가 갈피를 잃는다. 이 책이 그런 길을 걷지는 않았으면 한다”고도 덧붙였다. 작가들이 쓴 인물 스토리텔링 논픽션·픽션 ‘이 사람’ 시리즈의 하나다.

안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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