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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자 혹은 탐험가, 바이킹이 바꾼 유럽史

바다의 늑대, 바이킹의 역사- 라스 브라운워스 지음 /김홍옥 옮김 /에코리브르 /1만7000원

  • 국제신문
  • 조봉권 기자
  •  |  입력 : 2018-08-10 18:57:12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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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시칠리아·벨라루스…
- 바이킹이라는 ‘망치’가 가져온
- 유럽의 형성과 재편 그리고 변화
- 해양인문학 관점서 눈여겨볼만

이 책에서는 어딘지 묘하게 다른 세상에서 온 명사(名詞) 같으면서도 한편으로 왠지 친숙한 느낌의 낱말을 꽤 만나게 된다. 라그나크로, 발키리, 오딘, 토르, 에리크 피도끼왕, 붉은 머리 에리크, 무골 이바르(Ivar the Boneless), 라그나르 로드브로크 그리고 ‘손’ 자 돌림이 인상 깊은 에릭크손·시트릭손·트리그바손·하랄손 등등.
   
19세기 덴마크 화가 칼 라스무센(1841~1893)이 바이킹 배의 항해를 그린 회화 작품. 위키피디아
이 가운데 라그나르 로드브로크는 9세기에 활약한 덴마크의 전설적인 바이킹이다. 서기 845년 파리를 침략해 성공했다. 그의 아들 무골 이바르는 9세기에 ‘이교도 대군세’(영국 쪽 표현)를 이끌고 잉글랜드를 침략해 성공했다. 붉은 머리 에리크(950년께~1003년)는 그린란드를 식민지로 지배한 노르웨이 바이킹이다. 10세기에 살았던 비야르니 헤르욜프손은 최초로 아메리카 본토를 발견한 노르웨이인 탐험가이다. 비단수염 시트릭(970년께~1042년)은 더블린을 장악한 바이킹 왕인데, 아일랜드를 이전과 완연히 다른 나라로 만든 많은 바이킹 침략자 가운데 한 명이다. 라그나크로, 발키리, 오딘, 토르 등은 바이킹 전설에 나오는 이름들로 지금은 게임이나 신화 용어로 잘 알려졌다.

   
역사 대중화 부문에서 활약하는 미국의 저술가이자 방송인 라스 브라운워스가 쓴 바다의 늑대, 바이킹의 역사는 이렇게 매듭짓는다.

“바이킹이 남겨놓고 간 세계는 그들이 약 300년 전 덮치러 온 세계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이 변화의 과정에서 그들이 맡은 것은 파괴자의 역할이었다.…이들이 폭력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 피해자들로서는 도저히 범접할 수 없을 만큼 잔혹하게 전쟁을 치른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파괴는 결과적으로 창조의 밑거름이 되었다.…이들은 가는 곳마다 그곳의 정치적·경제적 풍광을 바꿔놓았고, 아일랜드에서 러시아에 이르는 서유럽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311~312쪽)

책은 저자의 주제의식을 매우 흥미롭게 그리고 엄밀하게 입증해간다.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바이킹은 스킨디나비아반도 지역에 살았던 북유럽 해양인들이다. 그들은 동시에 해적·약탈자·탐험가·군대였다. 그런데 지금 시점에 돌아보면, 바이킹 없이는 오늘까지의 유럽 역사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 9세기께 시작해 300여 년 지속한 이들의 침략은 유럽의 형성에 엄청나게 큰 영향을 끼쳤다. 바이킹은 ‘북방의 망치’라고 표현된다.

샤를마뉴 제국이 위기에 빠졌다가 프랑스·잉글랜드·신성로마제국·시칠리아 왕국이라는 서유럽의 네 나라로 분립한 것은 바이킹의 공격 때문이었다. 스코틀랜드 통합이 촉진된 것은 바이킹의 공격과 불가분의 관계다. 프랑스에 노르망디 공국을 세워 유럽 지도를 다시 그리게 한 것은 바이킹이다. 바이킹 롤로의 5대손인 윌리엄 정복왕은 잉글랜드로 쳐들어가 헤이스팅스 전투에서 이긴다. 이는 영국을 서유럽권역에 통합시키는 계기였다. 아일랜드, 시칠리아, 콘스탄티노플,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러시아, 그린란드, 북아메리카…. 바이킹이라는 ‘망치’가 유럽을 흔들고 깨운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서술하면서, 역사 자체에 대한 흥미와 이해를 높여준다는 점에서 인상 깊은 인문학책이다. 해양인문학·해양문화의 관점에서도 눈여겨 볼만하다.

조봉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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