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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정두환의 공연예술…한 뼘 더 <16> 과학과 음악의 만남

더 나은 삶을 위해 직접 듣고, 느끼고, 이해하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8-07 18:42:34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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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학교 현장에서 STEAM 혹은 융합인재교육이라는 수업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서 STEAM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s), 수학(Mathematics)의 첫 글자를 딴 합성어이다. 교과목별 지식 전달 교육이 아니라 과목간 연계를 통한 교육으로 학생들이 통합적 사고를 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교육부도 ‘창의융합형 인재육성’을 위해 STEAM 교육을 일선 학교 현장에서 활성화하고자 연구시범학교를 운영하는 등 노력하며, 이른바 ‘4차 산업’ 시대에 맞게끔 지식·창의·감성 역량·소통력·공동체의식 함양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 3일 부산과학체험관에서 열린 ‘해설이 있는 과학과 음악의 만남’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음악을 들은 뒤 관련 과학 기기를 직접 체험하고 있다.
여름방학을 맞아 부산광역시과학교육원(원장 안주태)의 분원인 동구 초량동 부산과학체험관에서 ‘해설이 있는 과학과 음악의 만남’ 프로그램을 지난 3일부터 8월 한 달간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모두 4차례 시행한다. 필자는 이 행사에 해설자로 참여한다. 이 ‘과학과 음악의 만남’은 융합적 학교 교육의 연장이다. 물체에서 나는 소리와 그 울림인 음향, 목소리나 악기가 내는 소리의 범위인 음폭, 물체가 흔들려 움직이는 진동, 압력과 장력 등 소리를 만드는 다양한 방법을 부산윈드심포니 금관 6중주단의 연주로 들려주고 이에 관해 해설하고 대화하는 음악회이다.

지난 3일 첫 번째 만남에서 어린이와 학부모 등 관객은 높은 흥미를 보였다. 창원에서 온 한 가족은 “이론·실제· 체험이 한자리에서 이뤄지니 무척 흥미로웠다”고 했다. 일흔이 넘은 어르신 관객은 “과학과 음악이 이렇게도 만날 수 있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유치원생부터 어르신까지 과학과 음악의 만남에 몰입한 배경은 무엇일까? 우리가 쉽게 놓치는 일상 속 실제 현상을 음악 속에서 찾아 함께 이야기하고 그 원리(이론)를 과학체험관의 도구와 시설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과학 체험 기구를 갖춘 과학체험관만의 장점을 살려 만든 프로그램이기에 이는 가능했다. 안주태 원장은 “이론적으로만 아는 과학을 음악(악기)을 통해 실제로 체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감성을 키울 수 있다고 본다”고 이 행사의 의도를 소개했다.

4차 산업 시대라고들 한다. 그럼에도 인간은 스스로 느끼고 경험해야 한다. 이러한 경험을 과학·기술의 이름으로 새롭게 전해주는 새로운 방식으로 VR(가상현실)산업이 발달하고 있다. 필자로서는 현재의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을 인식하면서도 아쉬움이 매우 크다. 직접적 경험의 다채로움과 힘을 느끼기도 전에 가상현실(VR)이 우리 삶을 파고들면서 감각을 더 무디게 하는 현실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삶은 직접 느끼는 시간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 경험도 여행도 그래서 추구한다. 이를 보충해주는 것이 VR인데 가상현실에 산업이라는 이름을 붙여 더욱 매달리는 듯한 현실이 불편하다. 그래서 세상을 역행하는 것으로 비칠지라도 다양하고도 직접적인 경험의 중요성을 더욱 역설하게 된다.

‘해설이 있는 과학과 음악의 만남’ 음악회가 관객에게 전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듣고, 느끼고, 이해하며, 직접 체험하는 과정을 즐기라는 것’이다. 직접 체험하고 스스로 인지하는 나를 중심으로 세상은 돌아간다.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현장에서 우리가 만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상현실의 발전 속도만큼이나 직접 경험하고픈 세상 사람들의 감성적 욕구도 강해지고 있다. 이를 통해 더 인간적이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우리는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무엇이 잘사는 삶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더욱 진지하게 던져볼 힘이 없다면 과학이라는 이름의 기술과 산업 앞에 인간은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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