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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흥행요소 다 갖춘 ‘인랑’이 실패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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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8-02 18: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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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충무로는 두 한국영화의 흥행에 대한 이야기로 설왕설래하고 있다. 한 편은 지난달 25일 개봉한 ‘인랑’이고, 다른 한 편은 지난 1일 개봉한 ‘신과함께-인과 연’이다. ‘인랑’은 예상치 못했던 흥행 참패 때문에, ‘신과함께-인과 연’은 개봉 첫날 123만 관객을 모아 역대 오프닝 최다관객을 세우며 전편인 ‘신과함께-죄와 벌’이 세운 1440만 명의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 충무로 호사가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장화, 홍련’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밀정’ 등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과 강동원(사진), 정우성, 한효주의 만남,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인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원작자라는 흥행 요소를 갖춘 ‘인랑’은 올 여름 최고 흥행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며 개봉했다. 하지만 개봉 8일째인 지난 1일까지 누적관객수 86만9185명을 기록했다. 순제작비 190억 원이 들어간 ‘인랑’은 700만 명은 넘어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영화로, 지금의 추세라면 100만 명도 가까스로 넘길 것 같은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면 ‘인랑’의 흥행 실패 원인은 무엇일까? 관객들은 ‘인랑’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말 그대로 ‘인랑’을 보기 전에 기대했던 것들이 생각보다 약해서 아쉽다는 것이다. 관객들이 ‘인랑’에서 원했던 것은 강동원, 정우성의 화려한 액션과 강동원, 한효주의 애절한 로맨스, 선과 악이 분명한 인물과 조직의 대결이었다.

반면 김 감독은 ‘인랑’의 배경이 되는 통일을 앞둔 한반도 상황이 만들어내는 암울한 분위기와 그 안에서 벌어지는 권력 조직들 간의 다툼, 그리고 한 인간의 성장 드라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각 사건과 인물은 복잡한 레이어 위에 놓이고, 그 씨줄과 날줄의 의미를 읽어야 영화의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시종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강동원과 로맨스인지 뭔지 아리송하게 진행되는 강동원과 한효주의 관계, 선과 악이 불분명한 인물과 조직, 정우성의 짧은 출연시간 등은 관객의 기대와는 다른 것이었다. 강화복을 입은 강동원의 화려한 지하수로 액션은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지만 장소가 반복되면서 지루했다는 평이 많았고, 남산타워 액션이나 카체이싱, 강동원과 정우성의 격투 액션 또한 볼거리였지만 할리우드 액션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비슷한 액션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영화 전체에 흐르는 암울한 분위기는 오락영화를 기대한 관객의 입맛에 맞지 않았다.

‘인랑’은 상업영화에서 감독과 관객이 괴리됐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작품이 됐다. 요즘 관객들은 영화를 보러 올 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영화를 선호한다. 코미디 영화면 실컷 웃을 수 있어야 하고, 휴먼 드라마라면 눈물을 펑펑 쏟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감독이 자신의 의도를 저버리고 관객의 입맛에 따라 영화를 연출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대규모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상업영화라면 조율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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