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후배 어울려 7개 작품 선보여

- 발레단 출신 스타 김주원·이지영
- 국립발레단 정영재·김기완 참여
- 독일·북경 등 해외무용단도 동참
- 김정순 감독 “새싹들에 관심을”

“어린이 단원들의 푸릇푸릇한 몸짓이 정말 사랑스럽지 않나요? 30돌을 맞은 부산새싹발레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기에 딱 맞는 공연인 것 같아요.”

	부산새싹발레단 30주년 기념공연에 출연하는 김주원 성신여대 무용학과 교수(왼쪽), 정영재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부산새싹발레단 제공

김정순 예술감독은 이야기하면서도 희극 발레 ‘코펠리아’를 연습하는 단원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최근 부산여대 무용학과 연습실에서는 부산새싹발레단 창단 30주년 기념공연으로 준비 중인 ‘부산 발레스타와 그의 친구들’ 연습이 한창이었다. 이 발레단의 10~17세 청소년 무용수들 사이에 30, 40대로 보이는 무용수 8명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부산새싹발레단 출신 OB 단원들로 이번 공연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할 예정이다. 기라성 같은 대선배들이 지켜보고 있어서 긴장할 만한 데도, 어린 단원들은 고난도의 발레테크닉을 능숙하게 구사한다. 어려운 동작이 끝날 때마다 선배들이 대견한 듯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부산새싹발레단 단원들의 공연 모습.

부산새싹발레단이 창단 30주년을 맞아 오는 26, 27일 오후 7시 30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기념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현 부산새싹발레단원 22명과 OB 단원 9명, 새싹발레단 출신인 세계적인 발레리나 김주원·이지영의 몸짓도 만날 수 있다. 또 초청 게스트로 국립발레단 주역무용수 김지영·정영재·김기완을 비롯해 독일비스바덴발레단, 북경무용대학부설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소속 무용수가 함께해 더욱 풍성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부산새싹발레단은 그 이름처럼 부산 발레의 요람이었다. 지난 1988년 부산 최초의 어린이·청소년무용단으로 창단한 이후 부산은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발레 무용수를 길러 왔다. 창단 1기 멤버인 김주원 성신여대 무용예술학과 교수를 비롯하여 이지영 독일 비스바덴발레단 단원, 최희윤 스페인 마드리드 무용단 단원, 김혜민 슬로베니아 국립무용단 종신 단원, 국립발레단 최연소 단원 이은서 등이 새싹발레단을 거친 대표적인 발레리나다. 특히 김 교수는 부산새싹발레단 차기 예술감독으로 선임돼 내년 1월부터 공식 업무를 맡는다.

이번 공연은 7개의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첫 무대는 현 새싹발레단원과 이지영 발레리나가 희극발레 대표작 ‘코펠리아’ 중 시간의 왈츠 군무와 작품 속 주인공인 스와닐다와 친구들의 군무를 재구성해 무대에 올린다.

이어 김주원·정영재가 작품 ‘쇼팽발라드 1번’에서 몸으로 그리는 수채화 같은 2인무를 보여준다. 김지영·김기완은 ‘스파르타쿠스 3막 아다지오’에서 스파르타쿠스가 전쟁에 나가기 전 아내 프리기아와 함께 추는 사랑의 파드되(남녀 2인무)로 공연의 절정을 이룬다.

이어서 독일 비스바덴발레단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이지영과 마농 안드랄의 컨템포러리 작품 ‘Con.Sent’, 북경무용대학부설학교 소속 천 티앤·황이이의 ‘파리의 불꽃’, 한국예술종합학교 소속 양준영·박선미의 ‘사타넬라’등 각각 최고의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마지막 무대는 OB 단원들이 이번 3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스페인 캐릭터 댄스 ‘에스파니아 카니발’을 보여준다. 이들은 서울, 제주도 등 활동 지역이 다르지만,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 4월부터 매주 주말 부산에 모여 연습했다고 한다. 지난 30년간 발레단을 이끌어 온 김 감독도 ‘깜짝 출연’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을 끝으로 새싹발레단 고문으로 물러나는 김 감독은 무용단 후원이 많지 않은 지역에서 청소년 발레단을 이끌기가 힘들었지만, 보람이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30년 전 부산새싹발레단과 성인발레단 창단을 놓고 고민할 때 같은 대학에 있던 교수님께서 부산 발레계의 새싹을 키워내는 작업에 보람을 느낄 거라고 하셨는데 그때 정말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전국을 대표하는 청소년 발레단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역민의 많은 격려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1만~5만 원. 010-4572-9991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