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레 바탕에 뮤지컬 요소 더해
- 가난 속 인간 본질·사랑 그려
- 영상·샌드아트 다양한 볼거리도

부산의 발레 대중화에 힘을 쏟는 김옥련발레단이 현진건의 단편소설 ‘운수 좋은 날’을 바탕으로 한 창작 발레컬(발레+뮤지컬)을 다시 선보인다.

	발레와 뮤지컬 양식이 결합한 공연 ‘운수좋은 날’의 한 장면. 김옥련발레단 제공

김옥련발레단은 17일 오후 2시, 18일 오후 2시·8시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발레컬 ‘운수 좋은 날’을 공연한다. 2012년 초연된 이래 꾸준히 인기를 누려온 이 작품은 친근한 원작 소설을 전체 8장으로 각색했다. 원작의 본래 내용을 충실히 구현하면서 가난과 결핍 속에 담긴 인간성의 본질과 운명적 사랑을 그려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원작은 일제강점기 어려웠던 민중의 삶과 애틋한 사랑의 마음을 담았다. 발레컬 ‘운수 좋은 날’ 또한 김첨지라는 인력거꾼이 보낸 하루 동안의 일과와 그 아내가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는 사연을 통해 일제 식민지 지배 아래 노동자의 궁핍한 생활상과 기구한 운명을 보여준다.

아픈 아내 꽃분이를 두고 일을 나온 김첨지는 아주 오랜만에 손님을 많이 받아 벌이가 쏠쏠하자 기분이 좋다. 병석에 누운 아내가 먹고 싶어 하는 설렁탕을 사서 집으로 돌아온 김첨지. 그러나 꽃분이의 몸은 이미 싸늘하다. 인력거꾼 김첨지가 가장 운수 좋은 날이라 생각한 그 날 가장 괴로운 날이었다.

김첨지와 아픈 아내 꽃분이의 애틋한 사랑에서 시작해 부부의 일상, 꽃분이의 죽음 등 소설의 주요 장면을 발레 몸짓에 담아 펼쳐낸다. 김첨지와 꽃분이의 듀엣 무대, 카바레 장면 등에선 뮤지컬 요소가 두드러진다.

작품은 발레를 바탕으로 다양한 춤과 노래가 더해진 뮤지컬 양식에 장면마다 연극적 요소를 강화한 융·복합 공연으로 펼쳐진다. 영상과 샌드 아트(Sand Art), 현대춤, 라이브 연주가 더해지면서 원작의 감동을 전달한다. 발레를 중심으로 방도용 마임이스트, 현미밴드 등 연극 노래 현대춤 등 다양한 장르의 출연진이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2018년 부산시민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의 일환으로 사업비 일부를 문예진흥기금으로 지원받아 진행된다. 지역 중·고생 단체관람도 예정돼 있다.

김옥련발레단은 그동안 ‘운수 좋은 날’ 외에도 이상의 ‘날개’, 김동인의 ‘운현궁의 봄’ 등 문학작품을 발레를 접목한 다양한 발레컬을 선보여왔다. 오는 11월에는 창작 초연극 ‘불멸의 사내 윤흥신’ 공연이 예정돼 있다.

김옥련 대표는 “인간의 본질과 운명적 사랑을 주제로 세대를 아울러 함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감동의 장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예술의 다양한 장르를 서로 융합하고 새로운 요소를 과감히 받아들여 관객들께 더 좋은 작품을 내놓고 싶다”고 말했다. 2만 원. (051)630-5200.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