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병 9단에게는 애석한 일이지만, 이 판은 잔 끝내기만 남아 있어 백의 승리가 확실한 상황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김일환 9단이 우상귀 백의 뒷맛을 노릴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아찔한 행운이었다.

흑이 그냥 우변 흑을 연결했다고 가정해 보면 실전과 달리 반면 10집 정도 흑이 우세한 바둑이었다. 흑이 그렇게 유리하던 바둑을 뒤집고 백이 5집반을 이겼으니 그 차이는 무려 9집. 마지막 끝내기 수순에도 운이 따라 주었다. 흑●△(마지막 수) 이후로는 반상에 잔 끝내기뿐이었다. 선수가 종종 승부를 가르는 요소가 되지만, 이 판에선 거의 무용지물이었다.

백250에 흑251로 가일수한 것은 당연. <참고도> 백1, 3을 선수한 뒤 백5로 끊어 쉽게 수가 난다. 흑255수에 이르러 종국, 계가를 마치니 흑이 반면으로 1집을 남겨 백의 5집반 승이 결정됐다.

	<참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