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성 한필화 남매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서프라이즈’에 공개됐다.

	MBC ‘서프라이즈’ 방송화면

27일 방송된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는 한 오누이의 기적과도 같은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됐다.

1971년 분단된 국가에 살고 있는 한 남매의 이야기가 세계의 언론을 장식한다. 이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한필성과 북한에 살고 있는 한필화 남매의 이야기다.

당시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살고 있었던 한필성의 가족. 10남매 중 장남은 한필성이고 넷째가 한필화였다. 그들의 어머니는 장손인 필성이라도 전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며 피난길에 떠밀었고, 필성은 가족을 두고 홀로 월남하게 됐다.

그후 그는 휴전선 가까운 곳에서 전파상으로 살아가며 한순간도 북에 두고온 가족들을 잊지 못했다. 그러던 1971년 한필성은 우연히 신문속에서 북한에 두고온 넷째 동생 한필화의 이름을 보게된다.

뜻밖에도 신문에 실린 한필화는 북한의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였다. 북한은 1964년 처음으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게 되는데 당시 22살이었던 한필화는 첫 출전한 올림픽에 스피드 스케이팅 3,0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북한 최초의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이자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에서 아시아 여자 선수로는 최초의 메달리스트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북한의 빙상 영웅으로 급부상한 선수였다.

그런데 그 한필화 선수가 1971년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삿포로로 온다는 소식이 실려있던 것이다. 그는 한필화의 사진을 보는 순간 그녀가 자신의 넷째 동생임을 확인했고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과 일본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이후 일본 측의 중재로 한필성 한필화 남매의 전화통화를 연결했다. 이날 ‘서프라이즈’에서는 한필성과 한필화의 실제 통화 음성이 공개됐다. 애끓는 목소리로 울부짖는 두 사람의 목소리는 대한민국 국민의 가슴을 적셨다.

결국 남과 북은 두 사람을 만나게 해주기로 합의했고, 한필성은 곧바로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재회는 끝내 실현되지 못 했다. 남북 양국이 상봉 장소를 두고 정치적으로 대립하다 결국 북측에서 한필화를 데리고 돌아간 것이다.

그러나 이들 남매의 사연을 계기로 남북 이산가족 문제가 대두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산가족 만남이 추진됐고, 1985년 남과 북 이산가족 상봉이 최초로 이뤄졌다.

이후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만날 기회를 얻게 됐다. 1990년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 한필화가 북한 임원 자격으로 일본을 재방문하게 된 것. 이에 두 사람은 북한 선수단과 각종 언론사의 도움으로 두 번째 통화를 하게 됐다.

그리고 1990년 3월 8일 한필성 한필화 남매는 삿포로 치토세 공항에서 감동의 재회를 하게 됐다. 잠들어있는 한필화를 마지막으로 보고 헤어진 지 40년 만의 재회였다. 남매는 올림픽 경기를 응원하고, 숙소에서 함께 머무르며 꿈과 같은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한필화가 북한으로 돌아가면서 두 사람은 다시금 기약 없는 이별을 하게 됐고, 한필성은 이후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