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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톡·톡]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반핵평화운동가 김형률’

日 나가사키 원폭 3세 리에 씨, 김형률 13주기 추모 전시 참여 “원폭 피해자 아픔 공감해주길”

  • 국제신문
  • 정홍주 기자
  •  |  입력 : 2018-05-24 18:39:24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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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률의 이야기는 나와 내 고향 나가사키의 이야기이고, 원폭 피해자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사회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입니다. 이번 전시회가 인간 김형률을 돌아보고, 사회 문제를 내 문제로 생각하는 촉매제가 되길 기대합니다.”
   
이노우에 리에 씨가 부산 동구 수정아파트에서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 19~22일 부산 동구 수정아파트 3동 206호에서 열린 고 김형률 13주기 추모 전시 ‘당신의 방에서 생각한다’에 참여한 이노우에 리에(33) 씨는 이번 전시를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이야기’로 설명했다. 리에 씨는 부산의 한 전시에서 김지곤 영화감독의 원폭을 주제로 한 영상 작품을 보고 난 뒤 이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며 “외할아버지가 제2차 세계대전 때 피폭됐다. 어머니는 피폭 후유증을 겪지 않았지만, 우리 가족은 물론 나가사키 주민 모두 원폭에 대한 아픔을 갖고 있다. 김 감독에게 김형률 씨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바로 그 자리에서 돕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원폭 2세 고 김형률(1970~2005) 씨는 국내 원폭 피해자와 원폭 2세들의 생명과 인권을 위해 온몸을 던진 반핵평화인권운동가다. 부산에서 활동 중인 김지곤 오민욱 손호묵 감독이 주축인 다큐멘터리 제작사 ‘탁주조합’은 리에 작가와 함께 지난 19~22일 그리고 25~26일 두 차례 김형률의 13주기를 기리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일본 나가사키 출생의 원폭 3세인 리에 씨는 나가사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한국인과 결혼한 뒤 경남 창원에 거주하며, 작가 활동을 하고 있다. 천이나 종이 같은 재료를 바느질로 이어 공간에 설치하는 작업을 주로 한다. 리에 씨는 전시 전부터 김형률 씨가 머물던 방에서 그의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기록하고 같이 작업했다. 그는 “김형률 씨 어머니가 같이 작업하면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이런 부모님의 교육이 있어서 김형률 선생이 남을 위해 희생하는 삶을 산 것 같다”고 말했다.

리에 씨는 종이를 조각조각 이어 붙이는 작업이 ‘연결’과 ‘확장’의 뜻이 있다고 했다. 전시 기간 관람객과 함께 김형률에 대한 기억이 기록된 종이와 사진을 바느질로 이어 작품을 완성했다. “작업을 통해 새로운 만남을 갖고, 김형률 선생의 삶을 공유한다는 게 뜻깊었다”고 그는 말했다. 오는 8월 나가사키대학에서 열릴 ‘평화’를 주제로 한 전시에서도 이번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나가사키에서 나고 자란 예술가로서 자연스럽게 반핵과 평화운동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일본인 원폭 피해자 가운데서도 김형률 선생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이번에 만든 작품을 꼭 보여주고 싶어요. 원폭 피해자들의 고통을 공감하고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전하고 싶어요.”

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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