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배치 반대 등 평화운동 앞장
- 남북정상회담 앞둬 의미도 특별
- “상생 평화 통일의 가치 알릴 것”

- 제자에 법호 증여·보은 장터 등
- 한달간 교구별 다양한 행사 마련

원불교가 교단의 가장 큰 경축일인 ‘대각개교절’을 맞아 다채로운 내·외부 행사를 마련한다.

	지난해 4월 25일 부산 중구 원불교 부산교당에서 열린 ‘원기 102년 대각개교절’ 기념 성리법회 모습. 원불교 부산울산교구 제공

올해는 특히 오는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즈음해 대각개교절을 맞이한다. 원불교가 깊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비판해 온 사드 배치와 관련한 사회적 관심도 여전히 높다. 원불교는 올해 대각교개절 행사를 통해 상생, 평화, 통일의 가치를 강조한다.

원불교 부산울산교구는 “오는 28일 ‘원기 103년 대각개교절’을 맞아 각 교구별로 다채로운 행사를 펼친다”고 20일 밝혔다. 대각(大覺)이란 진리를 크게 깨닫는 것이고, 개교(開敎)란 종교의 문을 열었다는 뜻이다.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가 26살에 진리를 깨닫고 원불교를 창시한 날(1916년 4월 28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대각개교절은 원불교의 가장 큰 경축일이라는 의미 외에 소태산 대종사의 탄생을 기념하는 명절이기도 하다. 소태산 대종사는 1891년 5월 5일(음력 3월 27일) 탄생했다. 대개 다른 종교는 교조의 탄생일을 가장 큰 경절로 경축하지만 원불교는 탄생일보다 대각일을 제1 경축일로 정하고 탄생기념을 겸하고 있다. 이는 원불교만의 특색으로 탄생보다 대각의 의미를 더욱 중시한다는 뜻이다. 이날은 또한 원불교 교도의 공동생일이기도 하다. 육신의 탄생과는 다른 차원으로, 원불교에 입교함으로써 교법 정신으로 다시 태어남을 의미하는 정신의 생일을 상징한다.

원불교는 대각개교절부터 한 달 동안을 대각개교 경축 기간으로 정하고 특별법회·사상강연회·성지순례·예술제·체육대회 등 각종 경축행사를 진행하며 각종 사회 봉공 활동을 전개한다. 올해는 특히 상생, 평화, 통일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는 오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원불교가 경북 성주에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배치 반대운동을 펼쳐온 일과 관계가 깊다.

평소 평화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원불교는 사드 배치가 “항구적인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길이 아니다”며 반대 입장을 천명해왔다. 사드 배치 지역이 소태산 대종사의 수제자이자 평화의 성자로 추앙받는 정산(鼎山) 송규(宋奎·1900∼1962) 종사의 탄생지가 있는 원불교 성지와 가까워, 성지의 평화정신을 해치는 것도 우려한다.

원불교 최고지도자인 경산 장응철 종법사는 대각개교절 경축사에서 상생, 평화, 통일을 강조했다. 장 종법사는 경축사에서 “지금 세계는 큰 전환기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민족 전체가 평화와 화해의 길로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남과 북의 항구적인 평화와 나아가 통일의 동남풍이 불기를 축원하고 기도 정성을 모아야 한다”며 “소태산 대종사가 말씀해주신 최초 법어 ‘수신의 요법’을 통해 자기 자신을 조각해나가는 조각사가 되어 깨달음에 바탕한 진리적 자아 완성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각개교절을 기념해 ‘숙덕 교도’에게 법호도 증여한다. 이는 교단 초기, 첫 제자들에게 법호와 법명을 나눠주며 제자들 각자의 마음에 하늘을 감동시킬 요소가 있고, 각자의 몸에 창생을 제도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각인시켜주며 법호를 증여한 것에 기인한다.

부산울산교구는 교구와 교당, 각 산하 기관에서 법잔치, 은혜잔치, 나눔경축식을 성대히 치를 예정이다. 또 교단의 원로 교무인 인산 조정중 종사를 초청해 성리법회(깊은 마음의 이치를 깨닫게 하는 법회)를 연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대각국수·대각떡 나누기, 은혜의 김치 나누기, 한방 무료진료를 진행하고 보은장터를 열어 수익금은 전액 봉공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