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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비엔날레 주제 ‘비록 떨어져 있어도’…분단의 아픔 마주한다

조직위, 기획 의도 등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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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8-04-12 19:13:49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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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현대미술관엔 과거·현재
- 옛 한은 본부선 미래 콘셉트 전시

- 올해 참여 작가 절반으로 줄이고
- ‘분리된 영토’ 주제 집중도 높여
- 광주비엔날레와 차별화 관심

‘서부산 시대’를 여는 2018 부산비엔날레가 전시주제 ‘비록 떨어져 있어도(Divided We Stand)’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올해 전시는 참여 작가를 지난 행사의 절반으로 줄여 주제와 개별 작가·작품에 대한 집중도를 높인다.
   
지난 11일 부산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에서 2018 부산비엔날레 전시주제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최태만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 공동 전시감독 크리스타나 리쿠페로, 외르그 하이저.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지난 11일 오전 부산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 부산비엔날레’ 전시주제를 밝혔다. 부산비엔날레 역사상 처음으로 공모를 통해 전시감독으로 선정된 크리스티나 리쿠페로(Cristina ricupero)와 외르그 하이저(Jorg Heiser)는 회견에서 전시 계획을 상세히 설명했다. 2018 부산비엔날레는 동부산에서 서부산으로 거점을 옮겨 오는 9월 8일부터 11월 11일까지 65일 동안 부산현대미술관과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중구 대청동)에서 열린다.

전시주제 ‘비록 떨어져 있어도’는 예술에 나타난 ‘분리된 영토’를 다룬다. 전쟁과 식민지, 적대 관계에 따른 국가·민족·지역 분리가 어떤 정서와 외상후스트레스장애(트라우마)를 유발하는지, 반대로 어떤 심리 요인과 사고방식이 영토의 분리를 초래하는지 고찰한다. 하이저 전시감독은 “분단된 한국만이 아니라 영국 식민통치 후 분리된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 소련 붕괴에 따른 동구권 갈등 등 분리된 영토로 인해 민족·가족이 분리된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고 했다. 한국 상황을 우선순위에 두고자 한국인 자문위원단(박만우 백지숙 임민욱 이영욱)과 협력 큐레이터(박가희)도 선정했다.

전시 참여작가는 60~65명으로 2016 부산비엔날레 121명(팀)보다 절반으로 줄였다. 하이저 전시감독은 “매우 특정한, 구체적인 주제 중심 전시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는 “지난해 독일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참여작가는 35명, 이스탄불 비엔날레는 55명 작가가 참여했다. 전시 기획의 응집도를 높여 명확한 주제를 제시하겠다는 것이 전시감독들의 의도”라고 최근 경향과 의도를 소개했다.

참여작가의 일부 명단도 공개했다. 임민욱(50) 작가는 2015년 비디오 설치작 ‘만일의 약속’을 확장·재구성한다. 1983년 방영된 KBS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장면을 토대로 과거를 대하는 신체·심리적 공간으로서 가능성을 고민한다. 한국계 미국인 천민정(45) 작가는 북한문제를 다루는 폴리팝(polipop), 부산 출신 서민정(46) 작가는 거대한 설치작업 ‘순간의 총체’를 선보인다. 이스라엘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스마다 드레이푸스(45)는 이스라엘에 점령당한 시리아 드루즈 아랍인 이야기를 다룬 ‘Mother’s Day’, 독일인 헨리케 나우만(34)은 자신이 출생한 극우파 그룹의 온상 ‘츠비카우’ 지역을 설치작품으로 선보인다. 브라질 마우리시오 지아스&발터 리드베그 듀오, 싱가포르와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밍웡(47)도 참여한다.

2018 부산비엔날레는 두 개 전시장에서 과거, 현재, 미래로 구분된 3개 시간대를 조명한다. ‘전형적 냉전기의 고찰’로 이름 붙인 과거와 ‘유동적 격량의 시대와 냉전 풍조로 회귀’를 대변하는 현재는 부산현대미술관에서 구현된다.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는 ‘공상과학이라는 수단을 통한 투사와 예견’을 콘셉트로 한 미래가 펼쳐진다. 전시감독들은 “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 역사적 건물임에도 공상과학 영화 배경이 될 만했다”고 말했다. UN 관계자, 교수와 학자, 활동가,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협력기관 등이 참여해 통합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주제로 심포지엄도 연다.

전시감독들은 “2018 광주비엔날레 전시주제 ‘상상된 경계들 (Imagined Borders)’과 겹치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에 “광주비엔날레 제안서와 작가 리스트를 확인했다. 접근방식과 구조에서 차이가 크다. 광주는 큐레이터 11명이 작가 140명을 초청해 소규모 전시를 다양하게 진행하며, 주제가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우리는 주제가 ‘분리된 영토’로 분명하고, 경계에서 다른 곳으로 이행뿐 아니라 그 이면을 함께 다루고자 한다. 광주와 부산 모두 관람하고 차이점과 공통점을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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