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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의 TV…태래비 <6> OCN ‘작은 신의 아이들’

‘종교덕후’ 설레게 한 미스터리 드라마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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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3-20 18:45:28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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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수종교 둘러싼 음모 살인 실종
- 강지환·김옥빈의 소름돋는 연기
- 뻔한 드라마 질렸다면 본방사수

매번 찾아오는 통성기도 시간이 있었다. 분위기가 고조된 예배에서도, 기도회에서도, 학생부 수련회에서도 통성기도는 빠지지 않았다. 더러는 울고, 대부분은 참회하고, 누군가는 애매한 죄를 고백했다. 드물게 방언을 하는 신자도 있었다. 아랍어도 중국어도 아닌 말을 소리 높여 읊는 무아지경에 빠지면 무리는 더욱 소리 높여 주님을 찾았다. 나는 눈을 감고 어제 봤던 영화나, 드라마나, 메리 포핀스의 앵무새 머리 모양 손잡이가 달린 우산을 생각했다.

   
뜻하지 않게 나는 늘 기독교인이었다. 두 번째 기도 시간에 몰래 빠져나와 교회 담장을 넘어 도망쳤던 스물세 살 때까지. 저마다 죄, 죄, 죄를 토해놓은 그 통성기도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종종 구경 가곤 했던 이단 교회의 풍경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어쩌면 하나님께 이 모든 것은 장르에 불과할까. 어느 것이 사이비이고 어느 것이 정통인지 구별할 수 없었던 혼란 속에 ‘종교 덕후’로 자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사람을 끌어모으는 에너지, 약한 곳을 찌르고 덮는 공략법, 성경에 대한 각각의 해석. 이 모든 것은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종교가 흔히 다단계회사 시스템을 이용하곤 한다는 것도, ‘한국의 사이비들’이란 책에서 한국에만 있는 80여 개 종교를 소개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어떤 이름을 가졌든 소수 종교 안에서 발생하는 이야기는 늘 내 귀를 사로잡았다. 미스터리와 종교 때로는 살인, 납치, 정계와 결탁, 돈, 무속에 가까운 기행 또는 기적. 얼마나 흥미진진한 해시태그의 모음이란 말인가.

OCN 주말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사진)’은 이런 나에게 꿈의 드라마였다. 20여 년 전 한 종교단체가 집단 자살을 했다. 그 속에서 혼자 살아남은 아이, 김단은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듣고 죽을 자의 환영을 본다. 특기적성을 살리겠다고 경찰이 된 이후 만난 천재인은 제 머리 똑똑한 것만 믿는 검거율 전국 1위의 형사. 기자였던 천재인의 여동생은 20년 전 일어난 한 아이의 실종 사건을 취재하다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당하고, 결국 경찰의 손에 죽게 된 살인범은 김단에게 묻는다. 내 이름 기억해? 약속했잖아. 그러나 김단에게는 이 남자에 관한 기억이 없다. 희미한, 아주 희미한 두 남자아이에 관한 영상이 떠올랐을 뿐이다.

오대양 집단 자살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이 드라마의 모티브는 분명 같은 곳에서 상상을 더했으리라. 영생교와 구원파와 오대양. 인터넷과 뉴스에서는 오랫동안 이 세 종교에 관한 음모론이 떠돌았다. 서사가 기막힌 그 이야기는 언젠가 누군가의 손에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질 것만 같았는데, 기어코 OCN이 만들어 낸 것이다.
김단 역을 맡은 김옥빈은 코미디와 스릴러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소름 끼치도록 특별한 연기를 해낸다. 요즘 말로 ‘미쳤다’라고, ‘아주 뛰어나다’라는 뜻을 가진 ‘미쳤다’가 김옥빈이라는 키워드 밑에 항상 함께 뜰 정도로. 김옥빈이 이토록 능수능란한 배우였던가. 거만한 천재 형사 천재인을 연기하는 강지환도 마찬가지다. 능청스럽고 코믹하며, 동시에 가족을 살인범의 손에 잃은 비극 연기를 손에 꽉 쥐고 있다.

   
회를 거듭할수록 심장을 죄는 쫄깃함이 더하는 ‘작은 신의 아이들’은 오랜만에 만난, 걸출한 미스터리이다. 트렌디하게 자연스러운 코믹 요소를 섞어 피로감도 적절히 던다. 이제까지의 그렇고 그런 공식에 지친 시청자에게 감히 불쑥 내밀 수 있는 드라마다. 내 덕질의 결과가 생생히 살아있는, 실종과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두 매력적인 캐릭터의 좌충우돌. 오늘은 토요일. 저녁 시간이 기다려진다. 본방사수.

작가·글쓰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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