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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부산 힙스터 <6> 김일두가 받은 커다란 선물

직접 공연실황 녹음해 만든 앨범, 부산 록스타를 위한 골수팬의 조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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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3-13 18: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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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장에 녹음장비 갖고 온 팬
- 미발표 신곡 ‘나의 연인’ 등 담아
- 비공식 앨범 ‘부틀렉’ 만들어
- 뮤지션은 다이돌핀이 샘솟는다

아이돌 스타들은 일상적으로 팬들에게 수많은 선물을 받는다. 흔히 ‘조공’이라 한다. 편지나 인형, 과자부터 가끔 엄청난 고가의 선물이 화제가 되기도 한다. 지난주 금요일 오후. 부산 중구 대청동 언덕에 자리 잡은 자택에서 만난 ‘중구 천재’(그의 애칭) 싱어송라이터 김일두 역시 팬으로부터 커다란 선물을 받았다. 그저 그런 선물이 아니라, 새로운 음반을 선물 받았다.

   
선물 받은 신보 ‘나의 여인(사진)’은 부틀렉(bootleg) 앨범으로, 팬이 직접 라이브 공연을 녹음해 제작한 비공식 앨범을 뜻한다. 2016년 제주 공연을 골수팬이 아이폰으로 녹음해 만든 ‘제주 2013. 4.6’에 이은 두 번째 부틀렉 앨범이다. 집에 찾아가니 김일두는 어디서 얻어온 골동품에 가까운 소니 릴테이프 레코더를 마치 순돌이 아빠처럼 정성껏 수리하고 있었다. TV에선 수차례 반복 시청 중이라는 이두용 감독 전영록 주연의 ‘돌아이’가 방영되고 있었다. 마치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듯하다.

그 모습을 지켜보자니 문득, 오는 길에 바라본 용두산타워가 떠올랐다. 주변 건물들이 나날이 화려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치솟을수록 그 적절하고 정성스럽게 촌스러운 자태가 빛을 발하는 용두산타워 말이다. 새로운 부틀렉 앨범 재킷 또한 그랬다. 김현식 3집 재킷이 연상되기도 하고, ‘골든 베스트’ 같은 타이틀이 붙어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이 앨범은 2017년 판교의 커먼키친에서 있었던 라이브를 녹음한 것이다. 공연 직전 팬 한 분이 직접 가져온 녹음장비로 녹음해도 되는지 묻기에 흔쾌히 허락했더니, 뒷날 녹음한 음원이 정말 맘에 든다며 앨범 제작을 의논했다고 했다.

방 한구석에 모셔둔 어쿠스틱 기타와 클래식 기타 역시 그 팬이 선물한 것이라 자랑했다. 기타 두 대에 앨범까지 만들어 선물했다면 팬을 넘어 후원자가 아닌가. 모든 팬이 제 후원자죠, 라고 김일두는 답했다. 30개 넘는 직업을 전전하며 구직과 실직의 달인이라고도 불리던 김일두는 현재 오랜 실직 상태를 자발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잘 쉬어야 뭔가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어떻게 하면 잘 쉴 것인가를 치열하게 연구하던 중 생각지도 못했던 이 앨범이 꽃 피는 봄처럼 찾아왔다.

앨범 타이틀인 ‘나의 여인’은 공연 때 부른 18곡 중 유일한 미발표 신곡이다. 김일두 표 러브 송이다. 미발표 신곡이 포함된 80분짜리 라이브 앨범이라니, 나를 포함한 김일두의 모든 팬에게도 커다란 선물일 것이다. 곧 앨범을 소포로 받을 예정인데, 앨범을 받으면 우선, 하루 종일 며칠 동안 질릴 때까지 돌려 들을 계획이라고 한다. 김일두 부틀렉 ‘나의 여인’은 공연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김일두는 말한다. 자기만 잘하면 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만, 자기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이렇게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겨우 내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다른 사람들에겐 한 번도 일어나기 힘든 일이 두 번이나 생겼잖아요. 앨범을 두 장이나 선물 받았어요. 선물 받은 좋은 에너지를 사람들과 나누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이 앨범들이 저에겐 다음 앨범으로 가는 다이돌핀입니다. 엔돌핀의 4000배라는 다이돌핀. 이 정도면 록스타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짐작컨대, 다이돌핀이 가득 함유된 김일두의 ‘나의 여인’은 어쩐지 들을수록 건강에 도움이 되는 앨범일 듯하다. 특히 봄이 오고 사방에 꽃봉오리가 터져도 여전히 겨울에 갇힌 이들에겐 특효일 것이 분명하다

작가·다큐멘터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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