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전력을 다해 사유하라, 마음을 다해 써라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 우치다 다쓰루 지음 /김경원 옮김 /원더박스 /1만5000원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8-03-09 19:11:33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글쓰기는 독자에 대한 경의
- 간절한 만큼 창조적 표현 가능”
- 요령 알려주는 실용서가 아닌
- 글에 대한 기본 마음가짐 역설

일본의 지성 우치다 다쓰루가 쓴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의 일본어 원서 제목은 ‘거리의 문체론’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 책에서 ‘창조적 글쓰기’를 주제이자 목표로 정해놓고, 마치 9회말 등판한 마무리투수가 시속 160㎞대의 직구를 최선을 다해 뿌리듯 글을 쓴다. “무려 21년 동안 몸담았던 고베여학원대학을 떠나야 할 날을 앞두고, 마지막 학기에 ‘창조적 글쓰기’라는 강의를 개설했습니다.…그때까지 언어와 문학에 대해 사유해온 것을 모조리 쏟아 붓고자 한 야심찬 수업이었습니다.”(한국어판 서문 중)
   
우치다 다쓰루는 창조는 당치 않게 새로운 것을 언어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메시지가 독자에게 전달되기 바라는 절심함과 간절함에서 일어난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 창조적 글쓰기 강의를 다듬어 엮은 책이다. 저자는 창조적 글쓰기라는 목표를 향해 ‘러셀’(겨울철 적설기 등산을 할 때 선두가 몸으로 눈을 헤쳐 나아가며 길을 뚫는 것)하듯 글을 밀고 나간다. 그러면서 ‘글쓰기’와 ‘창조적’이라는 개념을 놓고 근본까지 파고드는 태도로 사유한다. ‘창조적 글쓰기’라는 목표와 주제를 놓고 봤을 때, 이 책은 상당히 신뢰가 간다.

다만, 이 책은 ‘글쓰기 요령’을 가르쳐주는 실용서가 아니다. 펼치기에 앞서 철학·문학 차원에서 ‘글쓰기’와 ‘창조적’에 관해 통째로 그리고 몸으로 사유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좀 필요한 책이다. 높은 단계이든 낮은 단계이든 그건 상관없다. 그런 마음가짐 자체만 있다면, 이 책은 독자에게 광맥을 터뜨리는 듯한 보람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전반부가 재미있다. 저자의 관점을 보여주는 문장을 책 앞부분에서 찾아보자. “마음을 다해 이야기하는 것! ‘마음을 다하는’ 태도야말로 독자를 향한 경의의 표시인 동시에 언어가 지닌 창조성의 실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조는 ‘당치 않게 새로운 것’을 언어로 표현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런 식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언어가 지닌 창조성은 독자에게 간청하는 강도와 비례합니다. 얼마나 절실하게 독자에게 언어가 전해지기를 바라는지, 그 바람의 강도가 언어 표현의 창조를 추동합니다.”(24쪽)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글을 쓰는 동안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알고 있는지 발견합니다. 글을 써보지 않으면 자신이 무엇을 쓸 수 있는지, 무엇을 알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따라서 문제는 ‘흐름’을 붙잡는 것입니다. 그것은 글 쓰는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붙잡을’ 따름입니다. 하지만 ‘흐름을 붙잡는’ 데는 기술과 인내가 필요합니다.”(48쪽) 전반부는 무라카미 하루키, 시바 료타로, 요시모토 다키아키 등 일본 문인의 사례와 언어·문학에 관한 저자의 생기 넘치는 사유가 가득하다.

후반부로 가면서 소쉬르, 롤랑 바르트 등 프랑스와 유럽의 문학·철학·기호학을 넘나드는데 좀 어려워진다. 게다가 ‘창조적 글쓰기의 구체적 요령 1번, 2번, 3번’ 같은 항목은 전혀 나오지 않으니 어떤 독자는 “대체 창조적 글쓰기 요령은 언제 나오는 거야”라며 지쳐갈 수도 있다. 이런 특징을 유의한다면, 창조적 글쓰기를 고민하는 독자가 선뜻 잡아볼 만한 책이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도시공사 등 市 산하 5곳 출자·출연기관장 선임
  2. 2부산 여당 시의원들 이재명 지지선언 불발…‘원팀’ 만만찮네
  3. 3‘차량 쌩쌩’ 12차로…육교 원하는 주민, 난색 표하는 강서구
  4. 4서면삼익아파트 재건축 수주전, 동원개발-GS건설 대결
  5. 5부산 스쿨존 ‘잠깐 정차’도 안된다
  6. 6수소차 달리는데…인프라 확충은 ‘브레이크’
  7. 7재건축 기대감이 올린 해운대구 아파트값…1년간 46%↑
  8. 8여당 “엘시티 부지매각 수익 3억뿐” 도시공사 “당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장동 개발과 달라”
  9. 9‘퀸’들이 돌아왔다…가을안방 대전
  10. 10근교산&그너머 <1250> 청송 신성계곡 녹색길
  1. 1부산 여당 시의원들 이재명 지지선언 불발…‘원팀’ 만만찮네
  2. 2윤석열 해명 과정서 또 전두환 두둔 논란
  3. 3TK 집결한 국힘 후보 4인방, 원팀으로 뭉쳐 이재명 때리기
  4. 4이재명 때리고 박정희 찬양하고…야당 후보 보수심장 TK 구애 작전
  5. 5[국감 현장] 대장동 환수조항 누락…야권 “의도적 삭제” 이재명 “보고 못 받아”
  6. 6[국감 현장] 부산대 “사범대, 교대 이전 추진”…조민 보고서는 공개 거부
  7. 7읍·면·동 소멸위험지역 비율…부산 48.3% 서울 3.3%
  8. 8여당, 부산저축은행·엘시티 소환…‘대장동 맞불’ 효과는 글쎄
  9. 9이전기관도 아닌데…해양진흥공사 5명 중 1명 사택 제공
  10. 10“호남서도 전두환 정치는 잘했다고 해” 윤석열 또 설화
  1. 1서면삼익아파트 재건축 수주전, 동원개발-GS건설 대결
  2. 2재건축 기대감이 올린 해운대구 아파트값…1년간 46%↑
  3. 3여당 “엘시티 부지매각 수익 3억뿐” 도시공사 “당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장동 개발과 달라”
  4. 4부울경 기업 항공기술의 집약체로, 한국 우주 개척 첫발
  5. 5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카운트다운만 남았다
  6. 6부산시 2조 투입해 바이오헬스산업 집중 육성
  7. 7쌍용차 새 주인 후보에 경남 함양 에디슨모터스
  8. 8일상 회복 기대감 타고, 나들이 품목 잘 나간다
  9. 9지방은행 ‘전금법 개정안’ 철회 촉구
  10. 10홍남기 “유류세 인하 내부 검토”…이르면 26일 발표 전망
  1. 1부산도시공사 등 市 산하 5곳 출자·출연기관장 선임
  2. 2‘차량 쌩쌩’ 12차로…육교 원하는 주민, 난색 표하는 강서구
  3. 3부산 스쿨존 ‘잠깐 정차’도 안된다
  4. 4수소차 달리는데…인프라 확충은 ‘브레이크’
  5. 5주차 시비 붙은 상대방 차에 매달고 달린 50대
  6. 6코로나로 부산 헌혈자 팍 줄었는데…부산시 조례 예우규정 명시 6년째 뒷짐
  7. 7민주노총, 전국 14곳서 총파업대회…부산 1500여 명(경찰 추산) “불평등 철폐” 촉구
  8. 8오늘의 날씨- 2021년 10월 21일
  9. 9학교 급식 종사자도 파업 동참…빵 등 대체식 제공
  10. 10독도 해상서 선박 전복…해경, 선원 9명 수색작업
  1. 1LPGA 한국 200승 역사 쓸까…기장서 별들의 샷
  2. 2황선홍호, U-23 아시안컵 예선 위해 출국
  3. 3메시, 이적 후 첫 멀티골…PSG 구했다
  4. 4밀워키, 개막전서 우승후보 브루클린 제압
  5. 5프로구단-지역 상생 리스타트 <3> 지역과 협업 시즌2 시작해야
  6. 6“부산 스포츠 산업화, 구장은 짓고 규제 허물어야 가능”
  7. 7LPGA BMW 챔스 21일 개막…선수단 호텔 격리 시작
  8. 8아이파크 안병준, 초대 ‘정용환상’ 수상
  9. 9아이파크, 개성고 이태민 품었다
  10. 10BNK 썸 박정은 감독 “우승하면 팬과 캠핑 떠나겠다”
최원준의 음식 사람
남도 쏨뱅이탕
이병주 탄생 100주년 그를 회고한다
임규찬 도서출판 함향 대표·작가
리뷰 [전체보기]
옥주현·정선아 7년 만의 만남…‘초록매직’ 부산을 홀리다
새 책 [전체보기]
세상 끝에서 춤추다(어슐러 K.르 귄 지음) 外
치카를 찾아서(미치 앨봄 지음·박산호 옮김)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성도들 시련의 시대 대처법
휴대전화·TV가 미적분 덕?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겨울 갈대 /배종관
가을맛 /임종찬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오징어 게임’의 이정재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기적’의 배우 박정민
‘영화의 거리’ 김민근 감독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아이돌 티 벗었네, 가을 스크린의 네 여우
새로운 OTT 공룡 온다…디즈니 發 지각변동 예고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쁘띠 마망’ 시공간 뛰어넘은 여성 삶의 연대기
피해자 서사의 시대…‘오징어 게임’
BIFF 리뷰 [전체보기]
‘와즈다’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1년 10월 21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1년 10월 20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참을 수 없는 독서의 매력
발라드가 ‘불멸’인 이유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1년 10월 21일(음력 9월 16일)
오늘의 운세- 2021년 10월 20일(음력 9월 15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 2021년 10월 8일
오늘의 BIFF - 2021년 10월 7일
요즘 뭐 봐요- [전체보기]
요즘 뭐 봐요- 한소희 몸 던지는 액션신…K드라마 열풍 이어갈까
요즘 뭐 봐요- 탈레반 탄압에 가족 먹여살리려 남장…아프간 여성의 현실
장은진의 판타스틱 TV [전체보기]
연재를 마치며
우리 인생의 드라마 - 에필로그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바닷길로 연행길 오른 사신 위해 쓴 이식의 글
모스크바에서 자전거 타고 가는 모습을 읊은 김득련
  • 맘 편한 부산
  • 2021조선해양국제컨퍼런스
  • 제10회 국제신문 골프대회
  • 제23회부산마라톤대회
  • 극지논술공모전
  • 조선해양사진 및 어린이 그림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