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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부산 힙스터 <5> 다시 세계로! 부산밴드 세이수미

“두 유 노 ‘세이수미’?” 묻게 될 날이 멀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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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2-27 18: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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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프락과 인디락 절묘히 섞은
- 따뜻하고도 쓸쓸한 이들의 음악
- ‘영국의 배철수’가 라디오서 틀고
- 전설의 美 밴드 Seam이 팬 자처

- 이젠 ‘나만 알던 밴드’가 아닌
- 유럽 락페 휩쓰는 세계적 밴드로

지난 24일 토요일 저녁. 다음 달 미국 텍사스에서 열리는 SXSW 페스티벌로 떠나기 전 마지막 부산 공연 ‘Busan Calling’ 공연 직전 부산대 앞 단골 바 ‘백석’에서 휴식 중이던 밴드 ‘세이수미’(기타 김병규, 기타·보컬 최수미, 베이스 하재영, 드럼 김창원)를 만났다.
   
세이수미 멤버들. 왼쪽부터 김창원 하재영 김병규 최수미.
두 번째 해외 진출을 앞두고 피 튀기는 연습을 거듭하는 중이라 멤버들은 공연 전부터 지쳐 보였다. 치열하게 연습에 몰두하는 건 광안리 해변 인근 합주실에서 바다와 맥주를 벗 삼아 흥청망청 흥겹게 연주하는 밴드라는 평소 이미지를 배신하는 것이니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다. 대신 ‘연습할 필요 있나요?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되지…’ 이런 식의 ‘로큰롤스러운’ 멘트로 꾸며 달라고 했다. 그러니까 지면을 읽는 독자들은 세이수미가 사실은 못 말리는 열정꾸러기 청년들이라는 사실에 대해선 함구하기로 꼭 약속하자.

2012년 결성돼 바다 냄새 물씬 풍기는 60년대 서프락과 90년대 인디락의 향취가 절묘하게 뒤섞인 음악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사랑받는 부산 밴드 세이수미의 행보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동고동락해온 드러머 강세민이 재작년 겨울 불의의 사고로 지금까지 병상에 누워있다. 2016년 4월부터 영국 인디레이블 댐나블리의 제안으로 해외 데뷔 앨범 발매와 영국 투어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강세민의 빈자리를 동료 뮤지션 케이시가 세션으로 나서서 첫 번째 해외 진출을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 BBC 라디오에서 허다하게 세이수미의 노래가 흘러나왔고, ‘영국의 배철수’로 불리는 전설적인 DJ 돈레츠가 세이수미의 노래를 소개했으며, 직접 공연장에도 찾아왔다고 한다. 인디 록의 전설적인 한국계 미국 밴드 Seam의 리더 박수영은 세이수미의 팬을 자처했다고 한다.

그뿐인가 오는 4월 13일 월드 와이드로 발매될 2집 ‘Where We Were Together’이 나오기 전에 공개된 첫 싱글 ‘Old Town’은 무려 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음악 웹진 ‘피치포크미디어’에 리뷰가 실렸다. 이 곡은 흥겨운 멜로디와 반대로, 대학 졸업 후 친구들이 하나둘 고향 부산을 떠나 홀로 남겨지는 것만 같은 보컬 최수미의 복잡한 심경을 담은 노래다. 해외 여러 매체에 소개된 리뷰들 중에서 최수미는 “sunny but still cold weather”(화창한데 여전히 어딘지 추운 날씨 같아) 라는 표현이 가장 맘에 들었다고 한다. 따듯함과 쌀쌀함이 공존하는 세이수미의 음악을 적절하게 표현한 것 같다.
두 번째 정규 앨범의 절반은 아직 병상에 있는 세민과 함께 작업한 곡이고, 나머지 곡 대부분도 역시 세민을 떠올리며 만든 곡이라고 한다. 미국에 다녀온 뒤, 두 번째 정규 앨범 발매와 동시에 세이수미는 서둘러 다시 유럽으로 떠난다. 5주간 영국 8개 도시와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4개국을 돌며 대략 24회 공연스케줄이 잡혀있고, 영국에서 열리는 ‘The Great Escape 페스티벌’ 참가를 끝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해외투어가 이어지자, 최수미와 하재영은 직장을 그만두고 멸종위기의 ‘전업뮤지션’이 되었다. 돈벌이를 끝내고 이제 제가 할 일을 하는 거죠. 라고 하재영은 담담하게 말했다. 술자리에서 종종 마주치던 친구들이 이렇게 록스타가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꽤나 묘한 기분이다. 이제 세이수미도 더 이상 나만 아는 밴드로 남아 있지 않을 것 같다. 대신 틈날 때마다 함께 사진을 찍어둘 작정이다. 언젠가 나와 내 고향을 무시하는 외국인을 만나면 마패처럼 사진을 꺼내 보일 날이 있겠지. “Do you know say sue me?”

작가·다큐멘터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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