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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미술 흐름 담은 현대미술관…역사와 명성 챙긴 시립미술관

부산 공립미술관 2곳 구입 소장품 살펴보니

  • 국제신문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8-02-18 18:59:33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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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현대미술관

- 지역 작가와 비엔날레 작품 포함
- 설치·영상·뉴미디어 등 72점
- 차별된 작품과 정체성 찾기 분주

# 부산시립미술관

- 세계적 인지도 해외 작가 작품
- 김종식 등 지역미술사 대표 작가
- 회화·조소·사진 등 194점 수집

소장품은 미술관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부산의 양대 공립미술관인 부산시립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이 각각 2017년 소장품 구입 절차를 완료했다. 오는 6월 개관하는 부산현대미술관은 첫 소장품 구입이었다. 부산을 대표하는 두 미술관의 지향과 개성을 보여줄 소장품을 살펴봤다.

■부산현대미술관
   
정혜련의 ‘memory of fantasy 1’.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부산현대미술관은 첫 소장품 구입에서 전통적인 회화, 조소 장르보다 뉴미디어와 영상, 사진, 설치 장르에 무게를 뒀다. 심사위원 구성에서 이해 관계자를 배제하고 성비, 지역 안배까지 고려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점도 돋보인다. 부산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은 지난해 하반기 예산 9억 원으로 모두 72점(작가 60명)의 소장품을 최근 구입했다고 18일 밝혔다. 현대미술관은 지난해 여름 소장품 구입 신청을 받아 지난해 말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장르별로 분류하면 ▷회화 21점 ▷영상 17점 ▷설치 10점 ▷뉴미디어 10점 ▷조소 9점 ▷사진 5점이다. 부산시립미술관과 차별화해 최신의 미술(컨템포러리 아트)를 지향하는 현대미술관의 정체성에 맞춰 뉴미디어와 영상, 사진, 설치 장르를 더 높은 비중으로 구입한 점이 눈에 띈다. ‘뉴미디어’는 빛 사운드 테크놀로지 디지털 등을 접목한 작품을 아우르는 분야다.

부산을 연고로 활동하는 작가의 작품이 절반을 넘는 것도 특징이다. 부산 연고 작가 26명의 37점이 첫 소장품 목록에 포함됐다. ‘2017 수림미술상’ 수상자로 국내외에서 호평받는 부산 출신 정혜련의 벽면 키네틱(움직임을 중시하거나 주요소로 하는 예술) 작품 ‘memory of fantasy 1’, 도시의 기록과 필름을 작업에 이용하는 변재규 작가의 ‘영화의 빛나는 밤’, 명품 가방을 자르고 결합하는 작업으로 관심 받았던 이광기 작가의 ‘뉴-리메이크’와 이 작가의 중요한 초기 영상작 ‘인식-한국도로공사의 답변’이 소장됐다. 현대미술관에서 올 하반기부터 부산비엔날레가 열리는 것을 고려해 부산비엔날레 연관 작품도 샀다. 2013 바다미술제 대상 수상 작가 조은필의 조각과 2016 부산비엔날레에 초대된 송기철의 작품이다. 지역 외 작가로는 고 백남준 이후 가장 중요한 한국 출신 비디오 작가로 평가받는 부산 출생 재미 작가 조승호의 미공개 영상 ‘수평적 직관’(Horizontal Intuition)’과 독일·한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2명의 작가로 이루어진 팀 ‘뮌’(mioon)의 ‘오디토리움’이 선정됐다.

현대미술관의 소장품 구입 과정도 관심을 끈다. 다양한 경로로 소장품 구입 공고를 알리고 다른 미술관에서 거의 시도하지 않는 ‘온라인 접수’를 도입해 문턱을 낮췄다. 이 같은 시도로 부산시립미술관 신청 건수보다 약 세 배 많은 1679점 신청이 접수됐다. 분류와 심사에 긴 시간이 걸렸지만 결과적으로 비교적 고른 장르를 갖추면서 지역 작가 비율을 높일 수 있었다. 심사는 추천위원회 회의 3회와 구입위원회 1회를 거쳤다.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지역 작가를 가급적 배제하고 교수·평론가·언론인·기관장 등 전문가 위주로 구성했다. 위원의 남녀 성비와 연고지도 안배했다. 현대미술관은 벌써 2018년 소장품 구입 절차에 돌입했다. 관계 법령에 따라 미술관을 정식 등록하려면 100점 이상의 소장품을 갖춰야 하기에 오는 6월 개관 전까지 시간이 빠듯하다. 김성연 현대미술관장은 “국제적 위상이 있는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라는 외부의 요구가 많았지만 예산의 한계가 있어 쉽지 않았다. 앞으로 꾸준히 지역의 수준 높은 현대미술 작품을 비중 있게 수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립미술관

   
줄리안 오피의 ‘Walking in Shoreditch’.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은 동시대 중요한 미디어 작품 수집에 관심을 두고 세계적인 명성이 있는 해외 작가, 부산 미술사를 기록하기 위한 지역 작가 작품도 수집했다. 부산 해운대구 부산시립미술관은 지난해 두 차례 구입·기증을 통해 예산 10억 원으로 총 194점(작가 45명)을 수집했다고 밝혔다. 이 중 122점은 지난해 ‘시간의 산책자들-임응식, 정인성’ 전에 소개된 부산 1세대 사진가 고 정인성의 유족이 기증한 선생의 사진 작품이다.

정인성의 사진 작품을 제외한 72점은 ▷회화 54점 ▷조소 9점 ▷뉴미디어(영상, 설치) 8점 ▷사진 1점이다. 전통적 미술 장르인 회화와 조소의 비중이 높다. 작가의 출신 지역을 살펴보면 ▷부산 19명(작고 6명 포함) ▷부산 제외 국내 20명 ▷해외 6명이다.

시립미술관은 ‘영화 도시’ 부산의 이미지에 맞는 미디어아트 작품 수집에도 관심을 뒀다. 제스퍼 저스트의 ‘Servitudes-Film’,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 초청된 김아영의 ‘제퍼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 기름을 드립니다, 쉘 3’, 여성 국극을 이어가는 젊은 배우를 조명한 정은영의 ‘정동의 막’ 등이다.

세계적 명성의 작가 작품도 구비했다. 벨기에 출신 쿤 반 덴 브룩과 독일 출신 미국 작가 키키 스미스, 영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줄리언 오피의 작품 등이다. 부산 서양미술 여명기에 활동한 고 김종식, 고 나건파, 고 민용식, 고 조목하 작가의 작품을 비롯해 사회적 억압 구조에 대한 저항을 미술로 형상화했던 부산 미술의 독특한 흐름인 ‘부산형상미술’의 대표주자 고 정진윤 작가의 작품, 중견 김정호 전두인 조부경 전미경과 젊은 작가 김민정 조은필 이광기 송성진의 작품도 중요한 목록이다. 시립미술관은 2017년 수집한 작품 60여 점을 선보이는 ‘신소장품 2017’ 전을 오는 4월 8일까지 3층 대전시실에서 연다. 무료. (051)740-4249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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