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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환의 공연예술…한 뼘 더 <3> 예술은 공유다 - 캐주얼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무거운 오페라의 ‘가벼운’ 변신,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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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1-30 18: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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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 서울 대학로 진출 작품
- 설명 곁들여 관객 이해 높이고
- 등장인물 등 줄여 제작비 최소화
- 성악가 역량 발굴 등엔 노력을

오페라 하면 왠지 정장을 입고 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제목부터 ‘캐주얼 오페라’이다. 왠지 궁금하지 않은가? 지난 19일부터 28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는 캐주얼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연출 심문섭) 공연이 있었다. 하필 가장 추울 때 공연이라니. 그런데 캐주얼이라…. 극장으로 가는 동안 머릿속 궁금증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캐주얼(casual)이라함은 ‘격식을 차리지 않는, 무관심한’이란 뜻인데 ‘캐주얼 오페라’는 격식을 차리지 않는 오페라란 말인가? 아님 무관심한 오페라? 캐주얼 룩처럼 ‘경쾌한 옷차림’처럼 가볍게 오페라를 즐기라는 것인가?
   
캐주얼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한 장면.
평소 ‘단어’에 왜 그렇게 집착하는지 주변 사람들로부터 필자는 핀잔을 많이 받는다. 그런데 정작 따져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 많은데, 대체로 ‘그러려니’하는 느낌으로 그냥 넘어간다. 그러다 정작 문제가 생기면 서로 다르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우리가 쓰는 단어를 정확하게 따져야 한다.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여야 한다. 이런 이유에서 단어를 따져 사용하자는 것이다. 영화의전당 관계자는 그냥 “오페라를 가볍게 즐기자”는 뜻이란다. 간단하다. 그럼 과연 오페라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일까?
오페라는 종합예술로서 모든 예술장르가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다. 이러하기에 오페라는 ‘어렵다’ 또는 ‘무겁다’는 이미지가 있다.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오페라는 미리 공부하여야 할 것이 많은 장르다. 공부하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캐주얼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보면서 필자는 몇 가지 깊은 인상을 받았다. 먼저 기획의도가 좋았다. ‘즐기는 오페라’를 표방하고 연극 요소를 많이 넣어 관객이 미리 공부하지 않아도 쉽게 오페라를 이해하게 한 점은 아주 좋았다. 남녀 두 명 연극배우가 극 전체를 설명과 더불어 진행하는 연극 중심 진행 형식은 관객의 이해도를 높이기에 아주 적절한 구성이었다. 다음은 제작비를 최소화하면서 오페라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 점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대목이다. 한 편 오페라를 제작하는 데는 많은 예산이 든다. 그런 상황에서 대형 오페라를 소극장용으로 바꾸면서 등장인물을 최소화한 것은 적절했다. 성악가 세 명과 해설 두 명, 피아노까지 여섯 명으로 오페라를 끌고 가는 형식에 무대장치도 간결해 제작비를 최소한으로 줄였다. 이는 새로운 소극장 오페라로 변화·발전할 가능성과 다양성을 뜻한다.

필자 또한 1990년대 말 소극장용 오페라를 제작해 오페라 운동을 해본 경험이 있다. 결국은 시간과 경제의 문제로 귀결됨을 익히 알고 있기에 이들의 노고가 절실하게 와 닿았다. 세 번째는 극장 선택이다. 소극장용 오페라와 대극장용 오페라의 구분이다. 소극장용이 대극장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여러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전체적으로 오페라를 잘 이끌고 갔지만, 연극인의 섬세한 연기력을 관람하기에 극장은 너무 컸다. 영화의전당에는 공연장이 하늘연극장 하나뿐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나, 이를 보완할 보다 다양한 장치나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숙제를 남긴 셈이다.

결국 자본으로 돌아가겠지만, 마지막으로 강조하자면 그래도 오페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음악이다.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성악가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한 점을 인식하고 더욱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의미는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고, 발굴하는 것이다. 오페라의 새로운 형태를 발견하였다면, 더 철저히 파헤치고 치밀하게 분석해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는 긴 여정을 떠나야 한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예술인 모두의 의미를 발굴하고 함께 노력할 때 만들어지는 것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부산의 연극제작사 ‘예술은공유다’가 만든 ‘라 트라비아타’는 지난해 9월 부산 남구 대연동 초콜렛팩토리 소극장에서 4개월간 공연한 뒤 이번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공연을 거쳐 다음 달 2일부터 3월 25일까지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 에스비타운 무대에 오른다. 부산 소극장에서 출발해 서울 대학로로 진출한 것이다.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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