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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정의 부산 힙스터 <3> 고맙다. 김신영! 김신영 ep ‘아무 말없이 A Tribute To Shinyoung’

부산을 노래하던 아련한 목소리… 그가 남긴 늦은 선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1-30 18:54:59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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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쿠스틱 듀오 ‘부산아들’ 활동
- 사랑을 위해 서울로 떠났지만
- 지난해 사고로 세상과 작별

- 고향에 대한 애정 담긴 ‘송정’
- 신혼여행 행복 담은 ‘산과 들’…
- 세상에 공개돼 고마운 유작앨범

갑작스러운 소나기에 벚꽃 잎이 떨어지던 지난해 봄 4월 1일 만우절. 지독한 거짓말처럼 김신영은 아내와 두 살 된 아들을 남겨두고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김신영은 부산 인디씬에서 식보이, 사우스베이, 언체인드를 거쳐, 이전의 록 밴드와는 사뭇 결이 다른 서정적인 어쿠스틱 성향의 ‘부산아들’이란 듀오를 전우현과 함께 결성해 부산인디 컴필레이션 앨범 ‘특별시부산’과 ‘복병’에 참여하며 활동하던 중 몇 해 전 서울로 떠났다.
   
지난해 4월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이 세상을 떠난 뮤지션 김신영. 지난 23일 나온 그의 유작 앨범에는 ‘송정’ ‘아무 말없이’ 등 소중한 노래 5곡이 실렸다.
‘부산아들’이란 팀명처럼 ‘송정’ ‘온천천’ ‘장전동 그 사람’ 등 나고 자란 고향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추억을 담은 노래를 만들고 불러왔기에 그의 서울행이 못내 아쉬웠다. 동료 뮤지션이자 친한 형님 김일두는 ‘김신영이 서울로 간 까닭은 단 하나,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하기 위해서입니다. 로큰롤보다 위대한 사랑을 믿었던 신영이는 행동하는 사람이었습니다’라고 기억했다. 어쩌다 공연장이나 술자리에서 김신영과 마주치면 괜히 시시껄렁한 농담이나 주고받았지, 그가 만들고 부른 단아한 노랫말과 아련한 멜로디를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길을 걸을 때면 얼마나 자주 흥얼거리는지 얘기해 준적은 없었다. 민망해서였다. 아마 얘기했다면 김신영 역시 몹시 민망해했을 것이다.

   
얼마 전, 지난해 봄에 떠난 김신영이 보낸 소중한 선물이 도착했다. 지난 23일 발매된 김신영의 첫 번째 앨범이자 유작 앨범, 트리뷰트 앨범 ‘아무 말없이’다. 앨범 제작 펀딩에 참여한 덕분에 운 좋게 발매 3일 전 먼저 손에 쥘 수 있었다. 김신영을 기억하는 친구들과 조촐한 음악감상회를 가졌다. 촛불을 켜고 차를 마시며 5곡이 담긴 김신영의 음반을 대략 47회 반복해 꼭꼭 씹어 들었다. 첫 번째 곡 ‘송정’은 내가 가장 선명하게 기억하는 김신영의 모습인 ‘부산아들’ 시절 녹음해 둔 곡이다. 한적하고 나른한 봄 바다 풍경이 선연하게 그려진다.

‘이젠 바람에 날아와 이젠 추억에 날아와 다신 볼 순 없네’라는 가사가 예전보다 더 묵직하게 날아와 박힌다. 이젠 송정 바닷가 앞에 서면 어쩔 수 없이 머릿속에서 자동재생될 노래다. 두 번째 곡 ‘해후’는 핸드폰에 녹음된 노래에 동료 가수 ‘시와’의 목소리와 첼리스트 이혜지의 연주가 더해졌고, 세 번째 곡 ‘아무 말없이’는 핸드폰에 녹음된 음원 그대로 담겨있다. 김목인이 다시 부른 네 번째 곡 ‘산과 들’은 ‘바람 불면 춤을 추고 내 걸음도 가벼워지니 지금 이 모든 게 꿈이 아니길…’ 가사처럼 김신영의 생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담겨있다. 신혼여행으로 하와이를 다녀온 직후에 쓴 곡이다.

여행 내내 김신영은 아이처럼 방방 뛰며 즐거워했다고 한다. 아내는 임신 중이었고, 태어날 아기가 다섯 살이 되는 해 셋이서 꼭 다시 오자고 약속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대신 이 노래를 남겼다. 마지막 곡 ‘바람’ 역시 라이브 영상만 남아있어 이호석과 강아솔이 다시 불렀다. ‘익숙한 바람이 서울에 불어오면 저 어디서 왔는지…’ 로 시작되는 노랫말에서 어쩌면 서울 어느 거리에서 문득 고향 바닷바람을 느꼈을지 모른다는 상상을 했다. 이제라도 김신영의 노래들이 세상에 공개되어 참으로 고맙다. 김신영의 노래는 그를 기억하는 이들보다 훨씬 더 많은 이에게 널리 알려지고 오랫동안 기억되어야 마땅한 노래들이다. 다른 말보다 그저 지금 당장, 김신영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단언컨대, 당신도 김신영이 남긴 늦은 선물이 고마워질 것이다.

작가·다큐멘터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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