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이승기가 제대했을 때 연예계에서는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됐다. 2004년 가수로 데뷔해 각종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에서 전방위 활약을 펼친 만큼 이승기가 어떤 작품으로 컴백할 것이냐는 세간의 관심이었다. 그리고 그의 첫 발걸음은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와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였다.
먼저 ‘화유기’는 히트 드라마인 ‘최고의 사랑’ ‘주군의 태양’을 집필한 홍자매(홍정은, 홍미란)의 신작이자 차승원, 오연서, 이홍기 등이 함께 출연하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이승기의 컴백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그런데 ‘화유기’는 2회 만에 방송 송출이 지연되고 완성되지 않은 장면이 방송됐으며, 스태프 추락 사고가 알려져 오랜만에 컴백한 이승기로서는 불운이 겹쳤다.

그러나 치명적인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 14일 방송된 6회가 케이블, 위성, IPTV를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전국 가구 시청률 평균 6.9%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고전 ‘서유기’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새로운 스타일의 드라마라 초반에는 낯설게 느껴졌지만 베테랑들이 의기투합한 드라마답게 회를 거듭할수록 극의 재미를 끌어올리며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을 듣고 있다. 특히 이승기는 예전의 연기력을 빠르게 되찾으며 군 생활의 공백기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반면 지난 12월 31일 첫 방송된 ‘집사부일체’는 첫회에 10%대의 시청률을 보여 안착하는가 싶었는데 이후 7%의 시청률을 보여 아직 불안한 모습이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KBS2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가 18% 시청률임을 감안하며 더욱 그렇다. 젊은 연예인들이 괴짜 사부들로부터 인생과외를 받는다는 콘셉트인 ‘집사부일체’는 감동은 있지만 예능의 재미는 떨어진다는 평이다.

이승기만 보면 예능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입대 전 예능에서 함께했던 강호동이나 이수근처럼 중심을 잡아주는 출연진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