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부산영화체험박물관서

부산에서 ‘세계문학’을 깊이 들여다보는 인문학 행사가 마련된다.
백년어서원과 지구적세계문학연구소가 함께 오는 22, 23일 중구 부산영화체험박물관에서 ‘부산의 인문, 세계문학과 만나다’ 행사를 개최한다.

여기서 세계문학은 서점의 세계명작 코너에 줄줄이 꽂혀있는 영미문학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에 상대되는 개념이라 봐야 할 것이다. 세계를 지배해온 서구 문학의 틀을 벗어나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의 문학을 탐구하고, 이를 통해 자유와 평화, 균형이 보장되는 분쟁 없는 미래를 내다본다는 데서 그 의미를 찾는다.

백년어서원과 행사를 함께하는 지구적세계문학연구소는 반연간지 ‘지구적 세계문학’을 10호째 발행한 인문학 연구소다. 이들은 ‘AALA(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문학포럼’을 인천에서 4회, 제주에서 1회 개최했으며 지역 인문학 공동체이자 북카페인 부산 중구 동광동 백년어서원의 세계문학 스터디팀과 꾸준히 교류해 왔다.

그리고 백년어서원의 제안에 따라 올해 행사를 부산에서 열기로 했고 그 주제를 ‘부산의 인문, 세계문학과 만나다’로 잡은 것이다.

외국의 소설가와 시인, 비평가들을 초청하는 큰 행사를 백년어서원 주최로 열 수 있었던 것은 주요 참가자들이 평창겨울올림픽을 기념해 열리는 국제인문포럼 참가차 내한하는 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행사 일정을 이에 맞게 조율하고 발제자와 협의를 거쳐 이 같이 의미 있는 행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22일 환영식 뒤 본 행사는 23일에 열린다. 1부에서는 우석균 서울대 연구원의 사회로 멕시코 소설가인 리카르도 차베스와 비평가 헤라르도 고메즈가 ‘라틴아메리카에서 본 세계와 세계문학’을 주제로 발표하고 박정원 경희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선다.

2부에서는 고인환 경희대 교수의 사회로 나이지리아 시인인 콜라 투보소와 이집트 시인인 기한 오마르가 ‘아프리카에서 본 세계와 세계문학’ 발제를 하고 이효석 부산대 연구원이 토론을 한다. 3부에서는 하상일 동의대 교수의 사회로 필리핀의 아마도 라케스타 소설가가와 우문정 대만 소설가가 ‘아시아에서 본 세계와 세계문학’을 주제로 발표하고 김경복 문학평론가가 토론한다. 마지막 종합토론을 하고 부산 작가들과 어울려 만찬을 한 후 폐회한다.

백년어서원 김수우 대표는 “세계문학이 수백 년간 서구-비서구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듯, 우리 문학도 철저히 중앙-지역의 구도에 갇혀 있다”며 “변방인 지역이기에 이같은 행사를 하는 것이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역의 젊은 평론가들이 이 행사에 특히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 본 행사(23일) 일정표  시간 내용  오전 9시 ※장소는 부산영화체험　박물관 제1강의실 1부:라틴아메리카에서 본 세계와 세계문학 발제자:리카르도 차베스(멕시코 소설가)·헤라르도 고메즈(멕시코 비평가) 토론:박정원 경희대 교수  오전 10시 40분~12시 2부:아프리카에서 본 세계와 세계문학 발제자 : 콜라 투보소(나이지리아 시인)·기한 오마르(이집트 시인) 토론:이효석 부산대 인문학연구소 연구원  오후 2시~3시20분 3부 : 아시아에서 본 세계와 세계문학 발제자 : 아마도 라케스타(필리핀 소설가)·우문정(대만 소설가) 토론:김경복 문학평론가  오후 3시30분~5시  종합토론  오후 5시~오후 8시  세계문학의 밤(만찬)